[사설]울산 비즈니스밸리 도로 예타 탈락…서울주 발전에 암운
울산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와 KTX역세권을 연결하는 ‘R&D 비즈니스밸리 연결도로 개설 사업’이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했다. 이 도로 사업은 지난해 7월20일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가 국가첨단전략산업(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된 이후, 세번째 도전 끝에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대상 사업에 선정돼 기대를 모았으나, 재정적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서울주 지역의 핵심 교통망 구축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었고, 이동성과 접근성 향상, 물류 효율성 개선이라는 목표도 더 멀어지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R&D 비즈니스밸리 연결도로 개설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BC값(비용-편익 비율)이 0.82로 나오자 사업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변에 이미 고속도로와 국도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과, 사업 시행으로 인해 전환될 교통 수요를 고려할 때 932억원이라는 사업 비용이 과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재부의 이번 결정은 이미 과중한 교통량과 물류 흐름 문제를 안고 있는 현 도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현재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와 KTX 역세권을 잇는 도로는 편도 1차선 군도가 유일하며, 이 도로는 하루 수천 대의 승용차와 화물차가 통행하고 있어 교통 정체와 물류 병목 현상이 심각한 상태다. 상천 물류단지가 완공되면 이 지역의 교통량은 폭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비즈니스밸리 도로의 예타 탈락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무산을 넘어, 울산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차단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울산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는 국가첨단전략산업인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역과 국가 산업 발전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울산역 인근 KTX복합특화단지와 울산경제자유구역, 도심융합특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선제적인 교통망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과제인 것이다.
울산시와 경자청은 예타 결과를 바탕으로 사전타당성조사 보완 용역을 진행하고 대안 노선을 발굴해 예타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기재부가 ‘과잉 투자’ 입장을 철회하지 않는 한, 사업 추진에는 큰 난관이 예상된다.
교통망 확장이 절실한 현실을 외면하고, 단기적인 비용만을 기준으로 과도한 경제성 분석을 고수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지금이야말로 비즈니스밸리 교통망을 선제적으로 확장하여 산업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을 강화할 시점이다. 기재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