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늙어가는 울산…노인이 노인 돌보는 사회 코앞
울산이 ‘젊은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를 뒤로하고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50년에는 유소년이 크게 줄어 고령자가 고령자를 돌보는 상호 부양 사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동남지방통계청은 ‘동남권 50+ 인구 일자리의 오늘과 내일’ 자료를 발표했다.
울산의 70세 이상 인구는 2025년 11만6000명에서 2050년 29만3000명으로 2.5배 증가해 고령층 돌봄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울산의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어 돌볼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의 50~64세 인구는 2025년 29만8000명에서 2050년 19만2000명으로 10만6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로 가면 돌봄노동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조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노령화지수는 2025년 156.5에서 2050년 590.6으로 3.8배 가까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부산(580.3p)과 전국 평균(504p)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노령화지수는 유소년(0~1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 인구 수를 뜻하는 지표로, 590.6인 울산은 어린이 1명당 노인이 5.9명 이상이라는 의미다.
생산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를 부양해야 하는 지표인 노년부양비 역시 올해 25.2명에서 86.7명까지 치솟을 것으로 점쳐졌다.
실제 노동시장에서도 노인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기준 울산의 60세 이상 취업자는 11만9000명으로, 2015년(5만7000명)보다 2배 넘게(108.8%)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부산(57.5%), 경남(59.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울산이 인구 규모는 작지만, 가장 빠르게 고령층이 경제활동에 복귀하고 있는 도시임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울산은 제조 대기업에서 퇴직 후 촉탁(계약)직으로 경력을 이어가는 등의 영향으로 70대 이하에선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세 이상 상용직 중 41.2%가 400만원(급여) 이상으로 동남권에서는 가장 비중이 높았지만, 10년 전(50.4%)보단 9% 넘게 줄었다.
하지만 70세 이상 취업자로 한정했을 때, 가장 많이 종사하는 분야는 ‘보건·복지 서비스업’(31.9%)으로, 전국 평균(26.5%)보다 높았다. 고령층이 다른 고령자를 돌보는 상호 부양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는 공공 돌봄 시스템의 공백을 고령 노동력이 메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울산은 노인 1명당 생산가능인구 수가 2025년 4.0명에서 2050년 1.2명으로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추산됐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