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푸른가시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은상

2025-07-28     권지혜 기자
국내 연극계 최고 축제인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울산 대표로 출전한 극단 푸른가시가 단체 은상, 희곡상, 우수연기상(2명)을 수상했다.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인천연극협회가 주관한 이번 연극제에서 극단 푸른가시는 지난 19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바람이 머문 자리’를 올렸다.

바람이 머문 자리는 오랫동안 울산에서 성행했던 염전업을 배경으로 울산공단 조성 과정 속에서 울산의 토착민이 겪어야 했던 현실적 고뇌와 이면의 아픔을 다뤘다.

공연은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지역성을 살린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예선 때보다 집중 보완된 스토리와 탄탄해진 전개가 극적 재미와 호응을 이끌었다. 실제 연극의 배경인 염전을 표현하기 위해 무대 위에 설치한 염전밭 세트, 세련된 영상미와 조명은 출연 배우의 농익은 연기와 잘 어우러져 극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에 연극을 관람한 시민들은 수상을 일찌감치 예상했다.

인천에서 연극을 본 전명수 한국연극협회 울산시지회장은 “주인공 부부의 가족사를 집중 보완해 인물이 더 잘 들여다 보였다”며 “울산의 이야기를 각색해 지역성도 잘살렸다. 특히 배우들의 앙상블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극단 푸른가시는 단체 은상, 작가와 연출을 맡은 전우수 대표는 희곡상, 주인공인 전민수·구경영 배우는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대상은 대전시의 극단 손수의 ‘검은 얼룩’이, 금상은 부산시의 극단 누리에의 ‘어둠상자’와 경남의 사)극단 미소의 ‘대찬 이발소’가 받았다.

심사위원은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고유성을 살리면서 깊이 있고 참신한 연극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안정적인 연극보다는 모험을 감수하고 혁신적인 연극을 통해 한국 연극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연극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예술이다. 이번 무대를 또 다른 성장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전우수 극단 푸른가시 대표는 “대한민국연극제를 통해 울산의 연극 수준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아직까지 은상 이상의 결과가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다관왕을 달성했다는 것에서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3년 연속 대한민국연극제에 울산 대표로 출전한 극단 푸른가시는 1988년 창단한 이래 울산연극제에서 11차례 대상을 받았다. 전국 연극제에서는 2000년 ‘뼈와 살’을 비롯해 2013년 ‘은미’, 2023년 ‘간절곶­아린기억’ 등 3차례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