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중소기업, 고금리와 불확실성 속 생존 기로에 서다

2025-07-31     경상일보

울산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하며 경영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 어음부도율은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와 함께 법인 파산 사건도 두배 이상 늘어났다. 고금리, 내수 경기 불황, 인건비 상승, 미국발 관세 전쟁 등 복합적인 위기가 중소기업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5월 말 기준 울산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8%로, 한 달 사이에 0.20% 급증했다. 이는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비록 울산의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인 0.95%를 기록한 전국 중소기업 평균 대출 연체율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급격한 상승세를 고려할 때 중소기업의 경영 불안정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중소기업들은 내수 침체 장기화와 미국발 관세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수출 업종을 비롯한 도소매업, 건설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매출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제적 압박을 겪고 있으며, 자금 회전이 어려워지면서 자금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어음 부도율도 급등했다. 5월 말 기준 울산의 어음부도율은 1.72%로,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광주(3.13%)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전국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율이 1%를 넘는다는 것은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자금 확보의 어려움이 기업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 파산 사건도 늘어났다. 올해 1~5월 동안 울산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총 5건에 달하며, 지난해 동기(2건)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시사한다.

지역 중소기업들의 연체율 급증과 어음부도율 상승은 울산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의 허리격인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울산 전체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대기업과 하청업체 간의 공급망에 부정적인 향을 미친다.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극복하고 경영 여건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