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양심양산’…10개 중 6개만 회수

2025-08-04     김은정 기자
울산시가 여름철 폭염 대응을 위해 운영 중인 ‘양심양산’ 사업이 해마다 낮은 회수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여름철 야외 활동이 잦은 거점에 양산을 자유롭게 빌려 쓸 수 있도록 ‘양심양산’ 거치대를 설치했다. 올해 양산이 비치된 장소는 태화강 국가정원, 대왕암공원, 장생포 문화마을, 울산대공원, 선암호수공원, 철새홍보관, 강동몽돌해변, 태화강 생태관 등 총 8곳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22년 처음 시작됐다. 보통 6월부터 9월 말까지 시행되지만 올해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지난 5월부터 조기 운영에 들어갔다.

시는 해마다 약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년 양산 800여개를 마련하고 있다. 개당 단가는 약 1만2500원 수준이다.

양산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체감온도를 7~10℃까지 낮춰주는 효과가 있어 간편한 폭염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양산 하나만 있어도 열사병이나 탈진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업의 당초 취지와 달리 양산 분실이나 미반납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에 비치한 양산 중 회수된 비율은 30%에 불과했고, 올해는 7월 기준 전체의 60% 정도만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량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부에 설치된 거치대는 누구나 가져가고 가져둘 수 있는 구조여서 사실상 ‘무인 배포’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관리 주체가 거점마다 달라 어떤 곳은 단순히 양산 꽂이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곳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순 무상 대여 형태에서 벗어나 소액의 보증금을 받거나 간단한 대여 절차를 도입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시는 회수율 문제는 인지하고 있지만 사업 중단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폭염 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양심양산은 생활형 복지사업의 일환”이라며 “회수율이 낮더라도 사업을 중단하기보다는 시민과 함께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폭염이 빨리 시작된 데다 기후변화로 인해 무더위가 반복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부족한 양산은 신속히 보충할 예정”이라며 “더 많은 시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 후 반드시 제자리에 반납해 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