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직접 볼 기회” 타지서도 관심
2025-08-04 권지혜 기자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울산시티투어의 테마형 코스인 시간여행(반구천의 암각화) 투어가 신설돼 지난 2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전순희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투어에는 울산 시민 외에도 서울, 경기 화성, 경남 창원 등 타지에서 찾은 시민들도 많았다.
창원에서 어머니와 함께 온 A씨는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보다 울산시티투어 버스가 있어 오게 됐다”며 “울산과 가까운 지역에 살면서도 등재되기 전까지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잘 몰랐다”고 설명했다.
오전 10시께 시작된 투어는 연평균 온도가 12~16℃로, 더운 여름날 제격인 자수정 동굴나라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평지에 정사각형으로 쌓은 성인 언양읍성, 장날을 맞은 언양알프스시장을 둘러본 뒤 암각화 그림이 제일 잘보이는 오후 4시께에 맞춰 반구대 암각화를 찾는 순서로 구성됐다.
반구대 암각화를 답사하기 전 암각화 박물관을 들러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암각화 모형 전시물에서 같이 그림을 찾으며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자세히 배울 수도 있다.
신석기 시대부터 통일신라 시대까지 7000여년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 생동하는 반구천의 암각화는 1970년대 초 문명대 동국대학교 명예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암각화에 그려진 호랑이, 표범, 고래, 마름모, 동그라미, 한자 등은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선조들의 바람이 잘 보여준다.
이후 인류가 남긴 걸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답사했다. 가는 길에 겸재 정선의 그림인 ‘반구대’, 집청정, 반고서원 유허비, 대곡리 공룡발자국 등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에 도착하자 투어 탑승객들은 망원경으로 그림들을 살펴보며 반구천의 암각화의 위대함을 다시금 체감했다. 암각화 박물관에서 본 그림들을 찾기 위해 집중하고 궁금한 사항은 질문하는 모습에서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느껴졌다.
다만 반구대 암각화 일부가 아직 물에 잠겨 있다는 점은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기준 사연댐 수위는 55.5m로, 암각화의 수몰 시점인 53m를 훌쩍 넘겼다.
쌍둥이 형제인 곽준후·곽준서(15) 학생은 “교과서에서 봤던 반구천의 암각화를 실제로 눈 앞에서 보고 싶었다”며 “암각화 박물관에서 배운 그림들을 망원경으로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아들과 함께 온 김정옥(70)씨는 “울산에 처음 방문했는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를 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아주 오래 전 선조들이 바위에 어떻게 그림을 그렸을까 생각하다 보니 반구천의 암각화가 더 위대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