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응급실 뺑뺑이’ 여전한 울산, 골든타임 확보 대책 시급
울산에서 응급환자들이 병원에 제대로 이송되지 않거나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져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귀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급박한 중증 환자조차 119를 호출했음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낭비하고 있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여전히 계속되는 울산. 이에 구멍난 울산의 응급 의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울산 지역에서 응급환자들이 119를 호출했으나 병원 이송이 지연되거나 결국 이송되지 못해 귀가한 사례는 총 36건에 달한다. 일례로 이달 2일에는 한 환자가 토혈 증상으로 119를 호출했지만, 82분 동안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다 결국 귀가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달 25일에는 토혈 환자가 17개 병원에 문의한 후 212분 동안 대기했지만, 결국 병원을 찾지 못해 귀가했다. 이는 울산의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들이다.
울산에서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는 주로 병상 부족, 의료진 부재, 전문 진료과 공백 등 병원 과밀화와 수용 한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응급 이송 시스템의 비효율성 문제로, 환자는 여러 병원에 전화를 걸어 대기하고, 119 구급차는 정보 부족으로 병원에 환자를 여러번 보내 치료가 지연된다.
울산 내 병원, 구급차, 응급처치 시스템 간의 소통 부족도 문제를 악화시킨다. 환자의 상태와 필요한 치료에 대한 정보가 병원과 구급차 간에 원활히 공유되지 않아, 환자가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울산 응급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경고음이다.
울산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 ‘울산형 응급환자 이송·수용지침 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선 처치 후 전원’이라는 기본 원칙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정 진료과의 의료진 부재나 당직 공백으로 인해 치료받을 기회를 놓친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에 병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이송과 수용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의료 시스템의 유기적 작동 부족을 드러낸다. 응급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대기만 하다 귀가 조치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울산시와 관련 기관들은 협력해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시민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