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집 전기화재 이렇게 예방하자!

2025-08-06     경상일보

올해 여름은 6월부터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7월 중순부터는 전국적으로 35℃ 이상의 극한 폭염 일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로 인해 에어컨 등 전기기기 사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전기화재 위험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 최근 3년간 총 11만6584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여름철(7~9월)에 2만5574건(22%)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화재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주거시설로 1만7447건(68%)이 발생했다. 화재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9447건(37%)으로 가장 많고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8717건(34%)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기기기의 부주의한 사용이 큰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전기화재 예방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부산에서 연이어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지난 7월 부산 모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80대 어머니와 아들이 목숨을 잃었고 이보다 앞서 아이들만 있는 노후아파트에서 아이들 4명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무엇보다도 화재원인이 전기기기(멀티콘센트)에서 발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기기기 사용에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소방관의 한사람으로서 주택, 아파트 등의 전기기기에 의한 화재를 언론에서 접하면 개인적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전기기기 화재의 주요원인에는 멀티콘센트에 허용용량을 초과하는 전기제품을 꽂아 사용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허용용량을 초과해 사용하게 되면 전선에 열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노후기기의 사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노후기기의 경우 먼지가 많이 쌓여 있거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플러그를 꽂을 때 헐겁거나 스파크가 발생하고 탄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반드시 새 제품으로 교환하여야 한다.

화재 발생 시 초기대처도 매우 중요하다. 관리실직원이나 경비원들이 화재초기에 소화기·옥내소화전 등을 활용하여 불을 끄거나 세대내 사람들의 대피를 유도 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재산피해는 보험 등의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인명피해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세대 내에서 화재초기에 전원(電源)을 차단하고 소화기나 주위의 물건, 특히 이불 등을 덮어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불을 끄거나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화재초기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나 소방서, 용역관리업체에서 생활밀착형 교육·훈련을 통하여 실질적 현장대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전기화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화재예방 습관으로는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하지 않기, 먼지는 정기적으로 청소하기, 낡거나 손상된 전선은 점검 및 교체하기, 전기제품은 매뉴얼에 맞게 사용하기, 누전차단기는 정기적으로 점검하기 등이 있다.

이와 함께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사무소 방송시스템이나 게시판 등을 활용해 입주민들에게 전기화재 예방수칙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노후 주택이나 아파트에는 경보설비나 간이스프링클러설비 등 최소한의 설비라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화재는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되지만 그 피해는 매우 크고 돌이킬 수 없다. 작은 관심과 실천이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첫걸음이다. 부산에서 발생한 연이은 화재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오늘 우리가 실천하지 않으면 내일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예방은 지금 이 순간도 가능하다.

울산 시민 모두가 안전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철저한 전기화재 예방에 앞장서 안전한 여름 보내기를 소망해 본다.

정호영 울산시북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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