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 협력, 방산으로 확장 가능성 기대

2025-08-06     오상민 기자
한미 무역 합의로 큰 틀에서의 합의점이 마련된 가운데 조만간 이어질 세부 협상에서 현지투자 관련 실질 문제 해소 및 향후 논의될 안보이슈 등을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화하는 한미 경제동맹: 관세를 넘어 기술 및 산업협력으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고 이번 협상 결과에 따른 영향과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출범 후 지속되던 불확실성이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관세를 넘어 한미 간 협력이 기술과 산업협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서 발표된 조선, 반도체, 에너지 등 핵심산업 투자약속을 향후 한미 협력 방향의 열쇠로 평가했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펠로우는 “이번 투자약속이 실제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연계돼 양국간 무역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조선 협력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 조선의 기술 전문성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고 펀드 조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미국 조선업이 역량을 강화하고 방산 협력으로까지도 확장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호관세에 대해선 최소한 법원 판결에 따라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패트릭 크로닌 아태 안보의장은 “핵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약속으로 한국은 향후 미국의 탄탄하고 유능한 동맹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공중·미사일 방어 체계, 자율 시스템, 무인 플랫폼 등 우선순위 분야의 전반에 걸쳐 공동 개발·생산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한국 통상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을 통해 한국 관점에서 이번 협상결과와 함께 향후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고관세와 보호무역주의가 뉴노멀이 된 교역환경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시장 다변화 전략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며 “우리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집중하며 국내 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단순히 보호무역주의가 횡행한다고 보기는 힘든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시작됐다”며 “포스트 WTO(세계무역기구), 포스트 FTA 체제에서 어떻게 새로운 룰 세팅을 이끌지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석영 법무법인 광장 고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번 협상을 평가하는 한편 “향후 정상회담 및 문서화 과정을 통해 방위비 분담, 주한미군 역할 조정 등 안보 분야에 대한 추가 논의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전략적 대비가 필요하다”며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 과정에서도 한미 간 입장 차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명확한 원칙과 기준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