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울산에 ‘생수 나눔 냉장고’ 등장

2025-08-06     주하연 기자

물놀이객부터 아침 산책하는 시민까지, 폭염이 계속되는 울산에서 생수 나눔 냉장고가 시민들의 작은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남구와 울주군이 설치한 생수 냉장고는 높은 이용률을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지만, 더위가 가장 심한 시간대에 물이 동나는 일도 잦아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울주군은 지난달 28일부터, 남구는 31일부터 생수나눔 냉장고를 본격 운영 중이다.

두 지자체는 폭염에 따른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주요 공원과 산책로 인근에 냉장고를 비치하고, 이달 말까지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남구는 삼호동 와와공원, 태화강 동굴피아 등 6곳에 냉장고를 설치하고 오전 10시와 오후 3시, 하루 두차례 500㎖ 생수 100병씩 총 1200병을 보급하고 있다.

울주군은 구영리 맨발 산책로, 덕신 소공원 등 읍·면·동 별 1곳씩 총 12곳에 생수 냉장고를 설치했다. 오전 10시와 오후 5시, 하루 2번 330㎖ 생수 176병씩을 채운다.

이날 울산에는 한때 소나기가 내렸지만, 낮 최고기온이 34℃까지 오르며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 시민들은 생수나눔 냉장고를 적극 이용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구 와와공원에서는 물놀이 나온 아이들과 부모들, 산책을 즐기는 노인들이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셨다.

자녀들과 물놀이를 나온 정모(38·무거동)씨는 “물놀이 도중 아이들 목을 시원하게 축일 수 있어 정말 유용하다”고 말했다.

울주군 구영리 일원 맨발 산책로에 설치된 냉장고도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산책을 마친 주민들이 시원한 생수로 목을 축이며 더위를 식혔다.

더위를 피해 산책하러 나오는 시민들이 많은 아침 시간대나 한낮에는 냉장고가 빈 채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시민이 생수를 여러병 가져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해 성숙한 시민 의식이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책로를 이용하던 한 주민은 “산책 후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더운 시간대에 냉장고가 비어 있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며 운영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남구·울주군 관계자는 “요일이나 시간대, 유동인구에 따라 냉장고 이용자 수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며 “이용자가 적은 곳은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냉장고가 일찍 비지 않도록 이용 밀집 시간대와 장소를 분석해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