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GM 전격 협업, 울산경제에 기회이자 도전
2025-08-08     이애정
			현대차와 GM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중형·소형 픽업트럭과 승용차·SUV 4종,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1종을 오는 2028년부터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GM은 중형 트럭 플랫폼, 현대차는 소형차 및 전기 밴 플랫폼을 주도하며, 플랫폼을 공유하되 각사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내외장을 설계한다. 연간 80만대 생산·판매가 목표이며, 개발비는 기존 대비 절반 가까이 절감된다.
양사의 이번 협업은 관세 회피와 시장 대응이라는 현실적 전략 위에 기술 보완과 생산 효율을 얹은 구조다.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고, BYD 등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확장 중인 중남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미국 현지 생산 100만대 체제를 준비 중이고, GM은 이미 생산량의 60% 이상을 미국에서 해결하고 있다. ‘경쟁에서 협력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울산 자동차 산업에도 이 협업은 주목할 만한 분기점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여전히 그룹의 최대 통합 생산기지이며, 현재 아이오닉 5와 코나 일렉트릭 등 전기차를 양산 중이다. 2026년부터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공장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울산은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과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협업 차량의 부품 공급이나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에 따라 울산시와 현대차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 차량 관련 공급망 내 역할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가능성이 곧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OEM 전략은 생산 거점의 수익성과 유연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한다. GM이 보유한 북미·남미 생산기지와 비교해 울산이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역 부품업체들이 실질적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주변부로 밀려날 우려도 있다.
울산의 주력 산업은 고도성장의 절정기를 넘어 이제 산업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현대차와 GM의 협업은 울산 제조 경쟁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