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폐건물에 예술의 숨결 불어넣다
울산 남구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장생포와 중심 상권인 삼산동에도 옛 여인숙과 폐화학약품 공장 등을 리모델링 해 갤러리로 재탄생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장생포 아트스테이
선원들이 찾던 여인숙 리모델링
작가 6명 머물며 작품활동 매진
장생포의 해안가 주택 사이로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안가의 또 다른 문화공간인 ‘장생포 아트스테이’가 있다. 포경산업이 활발하던 시절 선원들과 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이 묵었던 신진여인숙이 지난 2018년 오래된 유휴공간에서 리모델링을 거쳐 ‘장생포 아트스테이’로 재탄생했다.
아트스테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문학 창작활동을 하는 레지던시 작가 6명의 창작공간과 북카페, 성인을 위한 목공 수업교실, 어린이 대상 예술 수업 공간이 있다. 탁 트인 앞마당에는 장생포를 찾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북콘서트·문화강좌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건물 한쪽에는 신진여인숙으로 운영될 때 모습과 사용됐던 물품과 선원들의 물건 등이 전시돼있다.
북카페에서는 아트스테이 공간이 생긴 직후 레지던시와 문화강좌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기 전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자유롭게 펼친 테스트베드 형태의 창작활동 ‘창(蒼)생(生)전(前)’ 모습도 영상으로 보여준다.
장생포 아트스테이는 리모델링을 거쳤지만, 여인숙으로 운영될 때 사용했던 대문 등 기존의 외관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북카페와 연결된 다락 공간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다. 문의 276·9675.
◇삼산동 비모어
화학약품 공장의 모습 일부 간직
예술가 소통·교류 공간으로 거듭
울산의 중심 상권인 남구 삼산동에 자리잡은 ‘비모어’는 다양한 분야의 지역 젊은 예술인들을 위한 창작 공간이자 독립문화예술공간이다.
비모어는 화학약품 공장으로 사용되던 곳을 재활용해 카페를 겸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공사 등 일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보미 대표의 손으로 직접 꾸민 공간이다.
예전 공장으로 사용될 때부터 쓰던 육중한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서면 방수 페인트가 칠해진 독특한 초록색 바닥이 인상적이다.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작가들이 공간에 대한 오염 걱정없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꾸몄다.
비모어는 예술가들이 소통·교류하는 공간이자 취미로 미술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편하게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지역 청년 작가들이 작업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작가가 자신의 머릿 속에 있는 작품을 현실에서 표현하고, 전시를 기획해 설치까지 마무리 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때문에 비모어는 미술대학 졸업 이후 작업의 끈을 잠시 놓았던 작가들이 전업 작가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작업·전시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무용 공연은 물론 비보이 그룹의 영상 촬영, 울산국제아트페어 프리뷰 파티 장소가 되기도 했다. 문의 911·1015.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