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폭스바겐 제치고 수익성 ‘톱2’
2025-08-11     오상민 기자
			미국의 자동차 관세 여파가 전 업계에 타격을 주는 가운데 재고 소진, 생산물량 조정 등 신속한 대응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은 1~6월 전 세계 시장에서 365만4522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그룹(515만9282대), 폭스바겐그룹(436만3000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유지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판매량 외 수익성을 나타내는 질적 지표인 영업이익에서 판매량 2위인 폭스바겐그룹을 앞섰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매출은 150조616억원, 영업이익은 13조86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영업이익 10조8600억원)을 반기 기준 처음 넘어선 셈이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 매출은 256조5000억원이었다.
판매 기준 글로벌 1위인 토요타그룹은 올해 상반기 매출 24조6164억엔(231조7806억원), 영업이익 2조2821억엔(21조4876억원)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4위인 미국 GM그룹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 911억달러(126조8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조정 후 순이익은 46억8000만달러(6조5000억원)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토요타그룹과 더불어 수익성 면에서도 글로벌 최상위권을 공고히 했다.
영업이익률은 토요타그룹(9.2%)에 이어 8.7%로, 폭스바겐그룹(4.2%)의 두 배를 웃돌았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관세 파고와 전기차 수요 둔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 폭스바겐사를 누르고 연간 기준 수익성 ‘톱2’ 자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한국 정부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당초 목표인 12.5%까지 낮추지 못했지만, 미국 관세는 모든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직면한 장애물이라 현지 생산 증대 등으로 만회가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올해 2분기 미국 관세로 4조원 이상 비용을 떠안은 토요타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의 관세 비용은 약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아울러 제일 큰 경쟁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이 주력 시장인 중국 등에서 고전하고 있고, ‘다크호스’인 전기차 업체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 등도 최근 성장이 주춤한 추세를 보여 올해 현대차그룹이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기회를 잡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10% 넘게 줄었지만 관세 부담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라며 “FTA 효과로 관세 인하 폭은 제한적이었지만 불확실성 해소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