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에 AI융합학부 신설 가능성 부상

2025-08-13     이다예 기자
UNIST(과학기술원)

정부가 4대 과학기술원에 AI 관련 정책·재정 지원을 약속하면서,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지역 산업과 연계한 AI융합학부가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 과기원 총장들과 조찬간담회를 열고, AI을 활용한 초혁신경제 전환을 위해 권역별 거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지역 혁신생태계의 구심점 역할, 지역전략산업 맞춤형의 AI 고도화, AI 기반 혁신 스타트업 발굴·육성, AI 핵심 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문했다.

특히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대형 집단·융합 연구를 위한 4대 과기원 연계 기관전략개발단(ISD·Institute Strategic Development) 사업을 신규 추진하고, AI·과학기술 국가대표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조기 박사학위 과정(11→6년)으로 ‘한국형 오펜하이머’를 양성하는 방식으로 4대 과기원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은 학부 차원의 AI융합 교육 확대를 뒷받침할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4대 과기원이 AI 중심의 권역별 거점으로서 핵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UNIST 내 조직 개편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UNIST는 AI대학원을 중심으로 AI 교육·연구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데, 다른 시도 대학처럼 학부 단계에서 AI를 전공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외대, 성균관대, 전남대 등 최근 대학가에서는 AI융합학부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를 AI특화 학과로 개편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AI융합학부가 생기면 투자와 연구 유치 경쟁에서 UNIST가 한층 더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융합 전공자를 배출하기 위해 AI 연구개발과 실증사업 등 정부와 산업계 프로젝트를 집중 유치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부유식 해상풍력을 비롯해 RE100 산업단지, 수소밸리, 자율주행 등 지역 전략산업 전반에 걸쳐 AI 인재를 본격 양성할 것으로 산업계는 기대한다.

UNIST는 기존 탄탄한 연구력과 기술 인프라를 활용해 실무형 AI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NIST는 고려아연 임직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9월2일부터 약 4개월간 AI 역량 강화 교육에 나선다. 교육은 실제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기반 실습(PBL)이 핵심이다. UNIST는 이를 통해 지역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방침이다.

UNIST 관계자는 “정부 정책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우선 모든 전공 과정에 AI 요소를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