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2건…울산 대형 싱크홀 경고등
2025-08-13 김은정 기자
지난 9일 남구 공업탑 인근 도로에서 직경 50㎝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조사 결과, 하부에 매설된 우수관로가 손상돼 토사가 유입되면서 지반이 내려앉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틀 뒤인 11일 선암동에서도 지하 구조물 손상으로 직경 80㎝, 깊이 2m가량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까지 관내 각 구·군에서 확인된 땅꺼짐(지반함몰) 건수는 중구 5건, 남구 10건, 동구 21건, 북구 9건, 울주군 47건이다.
이중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등록된 면적 1㎡ 이상이거나 깊이 1m 이상 침하, 또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 전역에서 총 1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울산에서 발생하는 땅꺼짐은 대부분 상·하수도관, 우수관 등 지하시설물 손상으로 인한 ‘얕은’ 수준의 지반함몰이다.
때문에 특히 여름철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폭우로 지하수 수위가 변동하거나, 폭염으로 도로가 팽창·변형될 때 지반에 미세한 틈이 생기고, 이 틈으로 물과 토사가 빠져나가면서 함몰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울산에서 발생한 땅꺼짐 17건 중 6건이 여름철에 발생했으며 전체 17건 중 상·하수관 등 지하 매설물 문제로 발생한 건은 총 7건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얕은 함몰’의 경우 손상된 배관이나 구조물을 교체·수리하면 동일 원인으로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같은 상·하수관 문제로 발생하는 땅꺼짐은 울산시의 지표투과레이더(GPR) 장비를 활용한 지반탐사 작업 정도로도 충분히 사전 감지가 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고층 건물 신축이 늘면서 지하 굴착 공사도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한 깊은 땅꺼짐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울산은 그간 지역 내 지하철 노선이 없어 부산과 서울 등에서 발생하는 대형 땅꺼짐 위험이 비교적 적었지만 배관 노후화가 앞으로 가속화되고 지하 공사가 늘어나면서 대형 땅꺼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지하 공사 과정에서 토사 유실을 막는 마무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 땅꺼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땅꺼짐은 2~3m정도밖에 감지할 수 없는 현행 장비로는 사전 파악이 불가능해 전문가들은 공사 전·후 철저한 현장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호성 울산대 건축·도시환경학부 교수는 “싱크홀은 유발 지점에 따라 원인이 달라진다”며 “울산은 지하시설물이 비교적 적고 관리도 잘되는 편이라 공동(空洞, 아무것도 없이 빈 구멍)은 아직 적지만, 배관 노후화와 고층 건물 공사 증가로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