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의 피팅이야기](2) ‘라이각’ 하나로 바뀌는 방향성의 비밀
골퍼들이 흔히 겪는 현상이 있다. “아이언 스윙은 잘 들어갔는데 공이 왼쪽으로 가네요.” “슬라이스 잡으려고 했는데, 이번엔 훅이 나요.” 이런 현상들 말이다. 사실은 스윙 탓이 아니라 ‘라이각’ 탓일 수 있다.
라이각을 업라이트 또는 플랫하게 조정하면 마법처럼 공이 똑바로 잘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라이각은 헤드와 샤프트가 이루는 각도다. 클럽 헤드가 지면에 닿을 때, 샤프트와 지면 사이의 각도와 클럽이 똑바로 지면에 닿아야 이상적이며, 라이각이 크면(업라이트) 토우(아이언 끝)가 들리고 공이 왼쪽으로 향한다. 라이각이 작으면(플랫) 힐이 들리고 공이 오른쪽으로 간다.
즉 라이각이 맞지 않으면, 똑바로 친 샷도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라이각이 미치는 영향을 다시 설명하자면, 임팩트 시 클럽 면의 방향에 따라 공의 방향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정상이면 목표한 방향으로 직진하지만, 업라이트 돼 클럽페이스가 닫히면 왼쪽으로 향한다. 플랫 돼 클럽페이스가 열리면 오른쪽으로 밀리게 된다.
그렇다면, 라이각과 스윙 스타일의 관계는 어떨까?
몸이 큰 사람은 라이각이 플랫할 가능성 높아 업라이트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다운블로우가 강한 사람은 힐이 먼저 박히며 훅 경향이 발생하는 만큼 플랫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스윙을 고치기 전에 클럽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필자가 피팅을 통해 방향성을 교정한 사례가 적지 않다.
40대 중반 A씨는 레슨도 꾸준히 받고 스윙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이언이 자꾸 왼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현상을 겪고 있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자신의 스윙 탓이라 생각하고 손목 각도를 바꾸기도 하고, 몸 회전 타이밍을 조정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필자가 피팅 한 결과, 아이언 라이각이 2도 업라이트로 설정돼 있다는 문제가 발견됐다. A씨의 체형과 스윙 스타일에는 오히려 1도 플랫이 적합했기에, 라이각을 조정하자 바로 샷이 교정됐다.
필자는 라이각 점검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클럽이 내 스윙에 맞춰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스윙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언, 웨지 등 쇼트게임 클럽일수록 라이각이 중요하다.
스윙을 탓하기 전에 클럽을 먼저 의심해 보라. 라이각 1도 차이가 스코어 10타를 바꿀 수도 있다.
윤성원 골프 피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