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신항 5항로 야간 통항 안전성 높인다
울산신항 북항(북신항) 제5항로의 야간 도선 완화가 시행된 지 1년여만에 울산항만공사(UPA)가 통항 안전성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야간에도 선박 입·출항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통항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UPA는 1억3000만원을 들여 오는 9월부터 약 6개월간 ‘제5항로 이용 북신항 야간 입·출항 여건 개선 연구용역’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울산에서는 지난 2009년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의 ‘울산항 야간이용 제한 완화를 위한 환경개선 연구용역’ 이후 무려 16년 동안 야간 항행과 관련한 연구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UPA는 장기간의 공백 끝에 북신항의 이용 여건 변화를 반영한 후속 조치로 이번 연구용역에 착수하게 됐다.
제5항로는 2017년 울산해수청 고시를 통해 지정된 울산항 신규 항로로, 울산 북신항 오일허브 1단계의 주요 길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북방파제와 저수심 해역이 인접해 있어 진입 시 선박이 방향을 크게 꺾어야 하는 구조적 위험성이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개장 초기에는 야간 입·출항과 선박 교차 통항이 제한됐으며, 야간(일몰 1시간 전부터 일출 1시간 후)에는 통항을 제한하는 조항이 명시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 북신항 에너지부두 상업 가동을 앞두고 지방도선운영협의회의 의결을 통해 야간 도선이 일부 완화됐다.
당시 완화 결정으로 입항선은 5000t급 이하, 출항선은 2만t급 이하 선박이 야간 운항을 허용받았으며, 모든 선박은 강제 도선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했다.
또 최대 흘수(吃水)는 9m 이하로 제한됐다. UPA는 같은 해 7월 민간 부두운영사와 협업해 제5항로 저수심 구간에 사설 항로표지(본보 2024년 8월8일 9면)를 설치, 항행 안전을 보강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단순히 운항 제한 범위를 넓히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 기반으로 통항 안전성을 재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UPA는 제5항로와 북신항 일대의 수심, 조류, 파랑, 풍속 등 자연환경을 분석하고 해상교통 현황을 측정·분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해양사고 이력과 도선사·선사·부두운영사 등 해상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해, 현행 해상교통시스템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이를 토대로 선박 규모별·시간대별 야간 도선 가능 기준과 흘수 제한 등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제5항로 특수성을 반영한 구체적 지침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연구 결과는 북신항을 이용하는 선박의 야간 통항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UPA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의 협업을 통해 항로 안전성을 확보해온 만큼, 이번 연구가 북신항 이용자들의 수용성을 높이고 울산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