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동남권 최대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도약할 ‘일산해수욕장’

2025-08-20     경상일보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와 윈드서핑, 그 위를 활강하는 케이블카와 집라인. 2030년쯤 예상되는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모습이 상상을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일산해수욕장이 해양수산부 주관 ‘2025년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울산 동구는 2023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일산해수욕장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사업’에 도전했고, 최근 값진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은 오는 2029년까지 총 500억원(국비·시비·구비)을 들여 해양레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신규 해안 산책길과 해상 산책공원을 만들어 정비 작업에 들어갈 기존 산책로와 연계해 일산 해변의 관광 동선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이다. 또 어풍대에는 해수욕장과 대왕암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다 전망대를 만들고, 해안길을 따라 조명·휴식공간을 조성해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야경과 편안함을 제공하게 된다. 또 ‘일산 풍류 워터센터’와 ‘일산 풍류 워터플랫폼’ ‘꿀잼 바다놀이터’ 등 다채로운 레저 시설도 조성될 예정이다. 여기에다 일산항 방파제에 ‘해상카페’와 ‘해상산책로’가 들어서고, 야간에 경관 분수까지 설치된다. 이렇게 되면 일산항은 낮과 밤이 즐거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동남권 최대 사계절 해양레저관광 거점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자금난으로 지지부진한 ‘대왕암공원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사업비 665억원)이 본궤도에 올라야 한다. 해상케이블카 개발사업은 대왕암공원~일산수산물판매센터를 잇는 1.5㎞ 길이의 해상케이블카와 0.94㎞의 집라인을 설치하는 것이다. 울산시는 2021년 5월 시행사인 대명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10월까지 착공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시행사가 사업비(PF 대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해상케이블카는 동구, 나아가 울산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이와 함께 지역색을 살린 먹거리 발굴과 육성도 시급하다. 동구는 전국 용가자미 어획량의 70%를 책임지는 용가자미 생산기지일뿐 아니라 각종 자연산 활어회와 해산물로도 유명하다. 일부 자연산 횟집과 전복 음식점은 관광객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따라서 동구는 전남 여수 등 타 지자체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여수의 유명 간장게장 음식점은 중소기업 수준이고, 딸기찹쌀떡·녹차아이스크림 같은 간식은 전국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힘입어 여수는 2023년 기준 연간 2759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관광산업도시로 성장했다.

최근 필자가 개최한 동구 주민 의견청취 간담회에서도 “해양레저관광 인프라 조성에만 머물지 말고, 지역상권과의 연계, 민간 참여 확대, 주민 체감형 공간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단순히 시설 조성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예컨대 체험형 해양 관광 콘텐츠 개발, 수산물 소비 촉진, 전통시장과 음식점과의 연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실천과 주민 참여는 해양관광도시 울산 동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특히 동구는 해양과 수산·관광자원이 어우러진 지역 특성을 갖고 있어, 관광과 연계한 특화 콘텐츠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 일산해수욕장을 기점으로 슬도, 대왕암, 방어진항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엮는 복합형 관광자원 활용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체류형 관광지로 전환하려면 자연자원, 지역산업, 상권이 어우러지는 통합적 기획이 필요하다.

울산 동구가 동남권 최대 해양레저관광도시로 성장하려면 ‘2025년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사업’ 선정에 힘입은 관광 시설 인프라 확충과 함께 지역색을 살린 먹거리 발굴·육성 등 관광정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산해수욕장은 동남권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성장하면서 울산 관광산업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동구지역 시의원으로, 동구가 동남권을 대표하는 해양레저관광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시민의 목소리와 현장의 요구가 정책에 반영되도록 꾸준히 살피고, 시의회 차원에서도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책임있게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

김수종 울산시의회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