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서 두리안 숙성하고…문 열고 음식 조리…쓰레기 무단 투기…울산 외국인 거주자 늘며 갈등도 표면화

2025-08-20     신동섭 기자
최근 외국인 거주자가 급증한 울산에서 음식 냄새나 생활 습관 등 일상에서 비롯된 갈등과 불편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에 지역 사회 정보를 공유하고 오해를 해소할 장을 넓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초부터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외국인 거주자가 두리안을 복도에 장기간 비치하며 숙성하는 일이 반복됐다. 두리안의 특성상 복도 전체에 심한 악취가 퍼졌고, 결국 이웃 주민들이 관리실에 민원을 제기했다. 관리실이 경고문을 부착하면서 두리안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복도에는 두리안 냄새가 은은하게 배어 있다.

오피스텔 거주자 A씨는 “하수구 냄새와 비슷하면서도 바늘로 코를 찌르는 듯한 암모니아 악취라 복도를 지나는 것조차 힘들다”며 “두리안을 치운지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도에 냄새가 남아 있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사례는 남구 한 원룸에서도 반복됐다. 일부 외국인 거주자들이 요리할 때마다 환기를 위해 복도를 향해 나 있는 현관문을 열어놓으면서 삭힌 젓갈향과 비슷한 냄새가 원룸 복도 전체에 번져 거주자들이 고통을 받았다.

식문화와 관련한 갈등 외에도 외국인들에 의한 쓰레기 무단 투기, 분리수거 위반, 무면허 운전이나 자국 약품을 유통하는 사례 등 법적 문제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련 갈등 기저에 다문화 생활 습관, 식문화 관련 인프라 확대 등이 있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자국 식재료를 구매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할랄푸드 등 다양한 현지 식재료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고, 자국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행동들이 한국에서는 불법이거나 타인의 불쾌함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어 이 같은 갈등의 본질이 ‘문화’와 ‘사회화 경험’의 차이에 있다고 본다. 한국인은 어릴 때부터 사회규범을 학교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체득해 왔지만, 외국인은 이제 사회화 과정을 밟으며 시행착오를 겪는다는 것이다.

박유리 울산 외국인주민센터 센터장은 “비자 문제 때문이라도 외국인들이 더 법을 지키려고 주의한다. 외국인 커뮤니티 안에서도 새로운 동포가 이주하면 분리수거 같은 기본적인 사회규범부터 안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듯이 외국인들도 똑같다. 일부로 인한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다 보니 외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아리, 체육회 같은 오프라인 공동체 활동을 지원해 지역 사회 정보를 공유하고 오해 해소의 장을 넓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