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호계시장 푸드라운지 ‘호라카이펍’ 하세월

2025-08-21     오상민 기자
울산 북구가 100년 전통의 호계시장 부흥을 위해 추진했던 현대식 푸드라운지 ‘호라카이펍’ 건립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사업이 멈춰섰다. 다만 지역 상권을 견인할 마중물로서의 의미는 여전히 남아 있어 사업이 정상 재개될 지 주목된다.

20일 북구에 따르면, 호라카이펍은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된 호계 도시재생 사업의 세부 사업 가운데 하나다. 북구는 오는 2027년까지 총 334억원을 들여 호계역 일원에 아트전시관과 문화의 뜰을 조성하고, 이를 시장과 연계해 문화·소비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호라카이펍은 호계시장의 젊은 소비층 유입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꼽혔다.

호계시장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5일장으로 출발해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울산 북부 생활권의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청년 셰프와 특산물 판매행사가 결합된 야시장이 호응을 얻으며 세대 간 교류와 소비 다변화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확충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초 북구는 19억원을 투입해 186㎡, 3층 규모 건물을 신축하고 매년 성황을 이루는 ‘호라카이 야시장’을 위한 상설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장날마다 좁은 공간에 몰린 인파로 불편이 잇따르자, 청년 창업공간과 푸드·문화 복합시설을 마련해 지역경제 활력의 거점으로 키우려던 계산이었다.

하지만 호라카이펍은 시장 정체성과의 조화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데다, 사업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게 되면서 잠정 중단됐다.

북구는 구비 50억원을 이미 아트전시관 부지 매입에 투입했고, 최근 2년간 내려온 국·시비 20억원 역시 아트전시관 설계용역 등에 사용했다. 지금까지 집행된 70억원 규모의 예산이 모두 아트전시관 관련 사업에 집중되면서, 호계시장 관련 사업은 사실상 멈춘 상태다.

북구 관계자는 “도시재생사업은 2027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주민 의견을 수렴해 호라카이펍 위치나 방향성을 조율하겠다”며 “호계시장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경제 거점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축제로 자리잡은 호라카이 야시장은 오는 9월13일과 14일 이틀간 호계시장 일원에서 개최된다. 매년 젊은 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푸드라운지 건립 여부와 맞물려 전통시장 활성화 논의에 다시 불을 지필 전망이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