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그 경계에 관한 사유

2025-08-22     권지혜 기자

울산 중소기업인 삼두종합기술(대표이사 최영수)이 제정한 삼두미술상의 세번째 전시회인 ‘제3회 삼두미술상 수상기념전’이 오는 9월3일부터 15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수상작가로 선정된 이성경(사진) 한국화가의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수도권과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작가는 한지와 목탄, 먹, 안료 등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해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하는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주로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은 그림자를 활용한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도 ‘서 있는 그림자’다. ‘그림자가 되었을 때’ ‘빛을 등지고’ ‘또 다른 그림자’ ‘맺힌 풍경’ 등 작품명에서도 주제가 명확히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또 다른 그림자’ 작품에서 이 작가는 바탕체인 패널, 그려지는 유리 빌딩, 그리드로 표현한 창이 끊임 없이 프레임으로 증식하는 것처럼 나타내며 보이는 질서와 무질서, 그 경계의 총합으로 다가오는 환상과 같은 세상의 단면을 묘사했다.

이처럼 섬세한 필력과 깊은 사유로 현대 한국화의 새로운 미학을 제시해 온 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든다.

삼두미술상 운영위원회는 “이성경 작가의 작업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 특히 아픔과 감동의 순간들을 표현하며, 비움과 채움의 동양적 미학을 바탕으로 한다”며 “‘그림자’를 주제로 자연과 감정의 경계를 표현하며, 검은색과 흰색의 대비를 강조해 깊이감 있는 감성적 표현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성경 작가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것에 질문을 두고, 그것을 흐리게 하는 경계에 대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경계에 관한 관심은 빛과 대조돼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그림자로부터 시작했다”며 “내가 생각하는 경계는 대립하는 것 같은 대상 사이에 있는 불분명한 흐름선으로 두가지가 동시에 서로의 의미에 관계하는, 단정 지을 수 없는 영역이다. 내게 그림자는 어둠뿐 아니라 경계를 흐리게 해 구분 짓는 것을 불분명하게 하는 장치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서 태어난 이성경 작가는 영남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2021년 제5회 광주화루 공모전에서 대상, 2019년 호반문화재단 청년작가 미술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문의 266·0661.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