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의 피팅이야기](3) 스윙 분석과 피팅, 꼭 해야만 하나?
2025-08-25 이춘봉
실제로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피팅은 프로 선수들이나 하는 것 아닌가’라며 연습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골프는 공을 치는 기술 못지 않게 장비와 데이터의 과학이 중요한 스포츠다. 내가 어떤 스윙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연습을 반복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 없이 약을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윙 분석은 말 그대로 내 스윙을 수치와 영상으로 객관화하는 과정이다. 구질, 클럽 페이스, 어택 앵글, 스매시 팩터 등은 감으로는 알 수 없지만 데이터는 숨김 없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교정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똑바로 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아웃사이드 인 궤도로 내려오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고쳐야 할 포인트가 분명해진다.
피팅은 그 다음 단계다. 피팅은 단순히 좋은 클럽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신체 조건과 스윙 스타일에 맞는 클럽을 찾는 과정이다. 같은 드라이버라도 샤프트 강도, 로프트, 라이각이 조금만 달라져도 결과는 크게 바뀐다. 쉽게 말해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움직임이 자유롭듯, 골프 역시 내 스윙에 맞는 장비를 써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 피팅을 경험한 골퍼들의 변화를 보면 그 효과가 분명하다. 한 방송사 대표 A씨는 몇년간 비거리도 안 나고 슬라이스가 발생해 고생했다. 몸이 뚱뚱하고 배가 많이 나왔는데 유명 전문 프로들에게 프로들의 폼으로 레슨을 받으시다가 실패를 겪었다.
필자는 그가 60g대 S샤프트를 사용해 클럽 페이스가 과도하게 열리면서 슬라이스가 많이 나고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너무 짧게 나간다는 것을 스윙 분석을 통해 파악했다. 이어 피팅을 통해 스윙 궤도를 교정해주고 샤프트를 40g대 R로 바꿔준 뒤 필드 레슨차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같이한 결과 비거리가 180m 전후에서 210m 전후로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전에는 비거리가 짧게 나가 맨뒤에서 치다 보니 창피하고 내기에서도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요즘은 골프가 너무 즐거워졌다며 인사했다.
여성 골퍼 B씨는 비거리에 고민이 많았다. 서울에서 필자가 운영하는 울산 갤럭시아 골프 피팅숍까지 찾아오셨다. 스윙 분석 결과 스윙은 안정적이었지만 헤드 스피드가 낮아 드라이버 캐리가 짧았다. 피팅에서는 초경량 샤프트와 적정한 로프트의 고반발 드라이버를 추천했고, 결과적으로 캐리 거리가 20~30m 늘었다. 늘어난 비거리는 곧 자신감으로 이어져서 모든 샷이 다 잘 맞는다고 연락이 왔다.
싱글을 노리는 상급자 C씨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전체 스윙은 완성형에 가까웠지만 특정 아이언에서만 방향성이 흔들렸다. 아이언 길이와 무게 밸런스를 조정하자 문제 구간이 사라지고 라운드 전체의 안정감이 높아졌다. 이는 상급자에게도 피팅이 세밀한 조율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처럼 피팅 후 변화를 겪는 고객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슬라이스 등 심각한 구질 문제를 해결하는 교정형, 둘째는 비거리를 늘려주는 보강형, 셋째는 일관성과 정교함을 추구하는 상급자형이다. 각기 다른 문제를 가진 골퍼들이 피팅을 통해 맞춤 해답을 얻고 있는 셈이다.
결국 스윙분석은 건강검진처럼 내 상태를 정확히 알려주는 과정이고, 피팅은 그 결과에 따른 맞춤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연습만으로 한계를 넘기 어렵다면, 데이터와 장비의 힘을 빌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골프 실력 향상의 삼각형은 ‘레슨, 분석, 피팅’이 균형을 이룰 때 완성된다.
윤성원 골프 피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