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현대미포 합병…울산 ‘마스가’ 중심지로

2025-08-28     서정혜 기자
울산의 양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전격 합병하고, 초대형 조선사로 거듭난다.

미국과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 가동을 앞두고 양사간 생산 능력을 극대화해 K-조선을 비롯한 방산분야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수주 확대를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합병으로 울산이 마스가 프로젝트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는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양사 간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향후 임시 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올해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롭게 출범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 재편은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시장을 확대·다변화하는 동시에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다.

주요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도 최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국 내 1·2위 대형 조선사 간 합병을 완료했다.

합병을 통한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은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 합병으로 건조 역량의 확장·시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합병은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방산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대폭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하고, 관련 분야 우수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알맞은 사이즈의 독(dock)과 설비,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 급증하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기회를 신속하게 포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번 합병으로 HD현대미포의 2개 독이 특수선·방산분야 건조에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마스가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둔 데다 전 세계 각국의 해군력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향후 K-방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영국 군사 전문지 ‘제인스’(Janes)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신규 계약 시장 규모는 총 2100여척으로 금액은 약 3600억달러에 달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분야에서 오는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북극권 개발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쇄빙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실적을 통합, 이 분야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하고 점유율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친환경 신기술 선점을 통한 기술 초격차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양사의 R&D 및 설계 역량을 결집해 중형선에서 대형선으로 신기술 적용을 확장하고, 기술개발에 따른 리스크는 낮추고 시간과 비용은 줄여 친환경 규제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HD한국조선해양은 통합 HD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 부문 해외사업을 담당하는 투자법인을 설립한다.

싱가포르에 설립되는 이 법인은 올해 12월 설립 예정으로,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가칭)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신규 야드 발굴과 사업 협력 등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이를 통해 벌크선과 탱커 등 중국 조선사들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 상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효율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의 주주들에게 존속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사업재편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목표로 전략적으로 고민한 결과”라며 “통합 법인 출범으로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