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성 일자리 확대가 울산의 미래다

2025-09-02     경상일보

울산시가 ‘2025년 양성평등주간’(9월1~7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1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을 시작으로 울산 최초의 여성일자리박람회(3일)와 토론회, 세미나도 잇따라 진행한다. 고착화된 남성 중심의 산업과 일자리 구조에서 탈피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시의 강력한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행사다. 구조적으로 낮은 울산의 여성 고용률을 개선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울산은 여성의 경제·사회적 참여율이 낮아 성평등 수준도 전국 하위권에 머문다. 여성가족부 ‘2024년 지역성평등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은 2021년 중상위에서 2023년 하위권으로 매년 순위가 떨어졌다. 고용·소득·돌봄·안전 등 지표가 전반적으로 후퇴했고,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이나 성역할 고정관념 개선 정도도 개선되지 않았다. 울산시와 상의, 고용지청 등이 여성 인력 참여 확대를 논의하지만 전국 평균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중공업에 편중된 산업구조 역시 여성의 일자리 진입을 막는다. 2024년 기준 여성 고용률은 48.6%로 남성과의 격차가 22%p에 달해 전국 최악이다. 경력단절 여성 비율도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아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구조다. 산업구조와 성평등 환경의 열악함이 겹치면서 울산의 지속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여성일자리박람회는 단순 채용설명회를 넘어선다. 100여개 기업이 참여해 현장 면접을 진행하고, 이력서 사진 촬영·정장 대여·컨설팅 같은 맞춤형 지원도 제공한다.

창업 상담과 여성 CEO와의 만남, 건강 진단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커리어 회복과 도전의 장을 마련한다. 관광일자리 페스타와의 연계, 조선·의료·소방·경찰 분야 여성 종사자의 참여는 ‘여성도 산업의 주체’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 여성 구직자 데이터베이스 구축, 참여 기업 인센티브, 창업 지원 제도화, 돌봄 인프라 확충 등이 뒤따라야 한다. 성평등 인식 개선 교육과 안전망 강화도 병행돼야 한다. 여성 고용 확대가 곧 성평등 지수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여성 일자리는 단순한 취업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인구 유출, 지역 활력, 삶의 질과 직결된 과제다. 울산시가 이번 박람회를 기점으로 여성 고용 확대와 성평등 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그것이 곧 울산의 미래를 열어갈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