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조업과 무역의존도 높은 울산, 기후 충격 대비하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기후 리스크가 심화될수록 울산 기업들의 매출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를 수입·가공해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산업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교역국에서 허리케인이나 지진 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이런 산업 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점으로 작용한다는 진단이다. 이에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울산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기후 리스크의 2차 파급 효과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와 전남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수행한 보고서를 보면 울산지역의 기후 리스크 지수(CRI)는 2000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이상고온, 이상저온, 폭우, 가뭄 등 다섯가지 기후 변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지수다. 무역과 소수 주력 산업 수출에 의존하는 울산 기업들이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내습시 울산의 공장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춘 사례도 있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한 기후 리스크의 2차 파급 효과다. 울산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기후 리스크가 심화될수록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기후 리스크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울산의 대미 수출 비중이 2008년 7.9%에서 26.6%로 급상승하며 미국이 제1 수출국이 된 현실과 맞닿아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기후 리스크 영향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2008년 17.1%였던 울산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2024년 9.3%로 낮아진 결과다. 이는 무역 및 산업 정책을 재정비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기후 리스크 대응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정 제조업에 편중되고 미국과 중국 시장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울산 경제가 국내외 기후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강력한 경고다.
따라서 울산시는 기후 리스크 조기경보체계 구축, 무역 및 산업 정책 재정비 등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기업 역시 자체적인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 울산도 기후변화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