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삭센다·위고비 열풍…무분별 사용 주의

2025-09-09     주하연 기자
울산에서 지난 5년 간 처방된 삭센다와 위고비가 1만3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 효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적지 않은 이상사례가 보고되면서 안전성 논란과 함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에 집계된 울산 삭센다·위고비 처방 건수는 총 1만3448건에 달한다. 삭센다는 9305건, 위고비는 4143건으로 집계됐다.

두 약물 모두 원칙적으로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비만 환자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을 동반한 경우에만 처방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상체중이거나 과체중인 사람에게도 미용이나 단기 다이어트 목적으로 처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BMI 수치 확인 없이 처방받을 수 있는 병원이 공유되거나, “몇 주만 맞아도 몸무게가 금방 빠진다”는 후기가 올라오며 이용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임상 보고와 달리 체질적 차이로 인해 부작용을 호소하며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남구에 거주하는 A(33)씨는 최근 BMI가 27 미만임에도 다이어트 목적으로 위고비를 처방받았고, 다양한 부작용에 시달렸다. A씨는 “처음엔 체중이 빠져 만족했지만, 점점 머리카락이 빠지고 속이 자주 더부룩해 약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며 “평소 약물에 예민하거나 위장장애가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전국적으로 보고된 삭센다·위고비 이상사례는 총 1708건에 달한다.

다만 보고된 증상과 약물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위고비와 삭센다는 임상적으로 체중 조절 효과가 확인된 의약품이지만, 어디까지나 비만 치료를 위한 의료적 목적으로만 사용돼야 한다”며 “단순 미용이나 단기 감량을 위한 무분별한 사용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복용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