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란과 절연하고 국민에 사과를”

2025-09-10     김두수 기자
집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겨냥해 ‘내란청산’에서 나아가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까지 거론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연설은 양보가 아니라 여전히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였다”고 반발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에서 여야 협치에 방점을 찍은 지 하루 만에 여야가 다시 극한 대결구도로 전환된 모양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 여야와 보수·진보가 함께 역사 청산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야 할 때”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역사 청산은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으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12·3 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내란과 절연하고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어 “12·3 계엄 당시 불법 명령에 저항한 군인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군인복무법을 개정하겠다. 한강 작가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도록 독립기념관법 개정과 민주유공자법 제정으로 독립 정신의 훼손을 막고 민주화운동의 희생자도 기억하겠다”고 했다.

8·2 전당대회 당선 일성이었던 검찰·언론·사법 개혁에 대한 추진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검찰 부패의 뿌리는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공소청은 법무부에,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은 행안부에 두고 검찰청은 폐지하겠다. 개혁은 타이밍이다.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또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이 석방되고 조희대 대법원의 대선 개입 의혹도 있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고 피고인 윤석열의 재판은 침대 축구처럼 느리다. 많은 국민은 구속기간 만료로 윤석열이 재석방 될지 모른다고 걱정이 많고, 내란 전담 재판부를 만들라는 여론이 높다”고 했다.

정 대표는 나아가 언론 개혁을 두고는 지난 1월 대선 국면에서 ‘스카이데일리’가 보도한 ‘국내 체포 중국 간첩 99명, 한미 부정선거 개입’ 기사를 거론했다. 또한 지난 8월 통과된 방송 3법과 관련해선 “공영방송을 국민께 돌려드렸다. 언론개혁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이 아니다. 극소수의 가짜뉴스를 추방함으로써 다수 언론인의 명예를 지키자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약 50분간 이어진 연설에 40여 차례 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으로 반발했고, 일부는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대표를 겨냥, “반미 테러리스트”라고 외친 의원도 있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