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등대길 주차난에 이륜차-승용차 자리싸움
2025-09-10 김은정 기자
최근 해당 지역으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차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측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간 배치를 조정하거나 안내 체계를 개선하는 등 현실에 맞는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화암추 전망데크길 공영주차장 입구에서는 전봇대와 표지판 아래에 줄지어 선 오토바이들이 눈에 띄었다. 코너를 돌면, 전봇대 등 아래에 주차된 오토바이들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규모의 오토바이 전용 주차구역이 보이지만 실제로 댈 수 있는 자리는 자동차들이 점령했다.
오토바이 한대만 들어갈 정도로 구획된 이 주차구역은, 동구가 공영주차장 조성 당시 인근 기업체 출퇴근 오토바이 이용자를 위해 마련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토바이들이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하지 못하고 길가에 내몰리게 된 이유는, 다수의 승용차가 주차구역을 침범하기 때문이다. 승용차 한대가 전용구역에 주차하면 최소 5~9대의 오토바이 주차면이 사라지게 된다.
이날 만난 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오토바이 주차장이 마련돼 있긴 하지만, 어느 날부터 승용차들이 전용 주차구역에 대기 시작하면서 구역 내 주차가 쉽지 않다”며 “단속 규정도 없고 큰 제재도 없는 걸로 알고 있어 방법은 없지만 가끔 ‘이럴 거면 전용구역을 왜 설치해 둔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반 승용차 운전자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일대에 오토바이 주차 수요가 많지 않은데, 왜 전용 주차장을 많이 만들어 둔 것이냐는 내용이다.
특히 이동이 편한 입구 자리의 주차면을 두고 양측의 불만이 엇갈리면서 주차장은 사실상 갈등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승용차는 주차 공간 부족을, 오토바이는 전용구역 침범을 문제 삼고 있어 어느 한쪽의 불만만 해소해서는 해법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수요에 맞춰 주차 구역을 재조정하고, 서로 간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용 주차구역 운용에 대한 체계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동구 관계자는 “주차장 조성 당시 인근 기업 출퇴근 오토바이 수요를 고려해 전용 주차구역을 만들었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많지 않아 현재는 혼용해 사용되고 있다”며 “조율이 쉽지 않지만,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