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의 피팅이야기]“가품, 손목·어깨에 무리 줘 부상 위험”
최근 골프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골프채 선택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많은 초보 골퍼들은 대형 매장에서 기성 클럽을 구입하거나 온라인으로 손쉽게 장비를 마련한다. 그러나 골프채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정밀 도구이며, 사용자의 신체 조건과 스윙 특성에 따라 성능이 크게 달라진다.
기성 클럽은 평균적인 체격과 스윙을 기준으로 대량 생산된 제품이다. 누구나 무난히 사용할 수 있지만, 개인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피팅 클럽은 골퍼의 키와 팔 길이, 스윙 속도, 구질 등을 분석해 샤프트의 강도와 길이, 헤드의 무게와 스윙 웨이트를 조정해 제작된다.
이는 기성복과 맞춤 양복의 차이와 비유할 수 있다. 피팅 클럽은 단순히 스코어 향상에 그치지 않고, 부상 예방과 골프의 즐거움에도 큰 차이를 만든다.
한편 최근 골프 시장에서는 가품 클럽의 유통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외관은 정품과 흡사하지만, 소재와 제조 공정이 현저히 떨어져 샤프트 강도나 헤드 무게 배분이 불균형한 경우가 많다.
실제 현장에서의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얼마 전 한 고객이 해외 온라인몰에서 한 브랜드의 드라이버를 저렴하게 구입했다며 정품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가져왔다. 확인 결과, 정품 드라이버의 총 중량은 보통 300g 초반대인데, 해당 제품은 무려 360g에 달했다. 샤프트에는 50g대라고 각인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80g대였고, 헤드 무게 또한 정품보다 20~30g 더 무거웠다. 이런 드라이버를 제대로 휘두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경험을 통해 가품 클럽의 위험성을 독자 여러분께 꼭 알리고 싶다.
가품 클럽과 샤프트는 비거리 손실은 물론, 볼의 탄도와 방향성을 흐트러뜨린다. 더 큰 문제는 손목과 어깨에 무리를 줘 부상의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특히 알리바바, 타오바오, 테무,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사례가 많아 피해가 늘고 있다. 혼마·마루망·PXG·조디아·에폰 같은 고가 브랜드뿐만 아니라 테일러메이드·핑·젝시오 등 대중적인 브랜드도 가품의 주요 대상이다. 퍼터, 아이언, 그립 역시 가품이 흔하다.
골프를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값싼 가품 장비’가 아니라 ‘내 몸에 맞는 정품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정품 여부를 반드시 전문 판매원을 통해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피팅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바른 장비 선택이야말로 골프 실력 향상과 안전한 플레이, 그리고 즐거운 골프 생활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윤성원 골프 피팅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