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비용 4년 만에 20만원대 회복

2025-09-15     오상민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2년 연속 하락해 4년 만에 20만원대에 진입했다.폭염과 폭우 등 여름철 악천후에도 과일과 채소 공급이 원활해 가격 안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추석을 3주 앞두고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29만9900원으로 지난해보다 3500원(1.2%) 내렸고, 대형마트는 39만1350원으로 2810원(0.7%) 낮아졌다.

전통시장 기준으로는 2021년 27만4500원 이후 꾸준히 30만원대를 유지하다 4년 만에 다시 20만원대로 내려왔다.

품목별 흐름을 보면, 과일과 채소류 가격 하락이 전체 차례상 비용을 끌어내렸다.

과일류는 폭염으로 출하가 늦어졌지만, 전반적인 작황이 양호해 사과와 배를 비롯해 샤인머스캣·포도·단감 등 가을철 대표 과일의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 안정세를 보였다.

채소류 역시 한때 폭우·폭염 여파로 값이 올랐지만, 9월 들어 기온이 내려가며 생육이 회복되고 작업량이 늘어나면서 빠르게 안정됐다.

반면, 축산물과 수산물, 쌀을 비롯한 가공식품은 상승세를 보였다.

축산물은 기록적인 더위와 폭우로 인해 사육환경 관리비용이 늘고 가축 폐사까지 발생해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수산물도 해수온 상승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입원가 부담이 겹치며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해 가격 안정에 기여했던 쌀은 올해 재배면적 감소와 공급량 축소로 햅쌀 출하 시점에도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늦어 햇과일 출하가 늘어날 여지가 있고, 정부의 성수품 할인 지원책이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훈 팀장은 “여름 악천후로 물가 불안을 우려했으나 최근 기온이 안정되며 생육이 회복돼 차례상 비용이 2년 연속 내려갔다”며 “향후 본격적인 햇상품 출하와 정부 지원책을 활용하면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추석 선물세트·성수품 구매의향 조사’에 따르면, 추석 선물세트는 사과(17.3%), 과일 혼합세트(17%), 소고기(15.8%)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특히 올해는 과일 혼합세트가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올라섰으며, 국산 과일을 중심으로 한 구성품이 선호도를 끌어올렸다.

구매 예산은 평균 16만원으로, 지난해(17만원)보다 줄었으며 5만~10만원대의 가성비 제품을 고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성수품의 경우 소고기(30.3%), 사과(15.1%), 나물류(14.4%)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고, 평균 구매 예산은 21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구매처는 선물세트와 성수품 모두 대형마트 비중이 70%에 달했고, 그 뒤를 온라인몰과 전통시장이 이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