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언의 건강강좌(9)]활성산소(ROS) 줄이기
산소는 인체에 가장 유익한 반면, 노화와 모든 퇴행성 질환과 염증, 심지어 암의 원인이라고 한다.
심장이 뛰고 혈액이 전신을 빠르게 돌고 걷거나 운동할 때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차도 휘발유와 산소가 만나서 타야 달릴 수 있다. 활성산소는 산소가 우리 몸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거나 대사가 되는 과정에 일부가 불안정한 상태로 변질된 유해한 산소로, 산화력이 강한 슈퍼옥사이드, 과산화수소, 하이드록시 라디칼, 싱글렛 산소라는 4개의 변질된 유해한 산소로 변한다.
100개 중에 두세개라는 확률이지만 이들은 불안정한 전자를 갖고 있어(free radical) 이웃에 있는 장기의 전자를 빼앗아 완전하게 되려고 한다. 인근 장기의 세포막을 손상시키고 단백질과 DNA를 변형시켜 장기적으로 암을 발생케하고, 심혈관에도 LDL 콜레스테롤을 산화시켜 동맥에 플라그를 만들어 동맥경화 및 심근경색, 뇌졸중을 가져온다. 그러나 소량일 때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막는 면역 기능과 세포 신호 전달도 하는 유익한 일도 한다.
특히 뇌는 체중의 2%이지만 전체 에너지의 25%를 소비한다. 대부분 지방질로 구성돼 많은 활성산소가 생겨 치매,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일으킨다. 또 세포와 조직의 노화를 일으켜 피부의 노화, 주름, 색소 침착, 자외선에 의한 암을 일으키기도 한다.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 염증성 질환 및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의 발생과 진행에도 관여하고, 때로는 베타세포의 손상으로 인슐린 분비를 저하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DNA를 변형시켜 세포 변이를 촉진해 폐암, 피부암, 간암의 발병률을 높인다.
인체는 이러한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SOD, 카탈라아제, 글루타치온 퍼옥시다아제라는 세가지 효소가 있어 소량일 때는 중화시킨다. 그러나 다량으로 공격할 때는 부족해 외부에서 별도로 항산화 음식물이나 약제 또는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대처해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식은 비타민 C(키위, 딸기, 브로콜리, 피망), 비타민 E(아몬드, 해바라기 씨, 아보카도, 올리브유), 베타카로틴(당근, 감자, 케일, 단호박), 폴리페놀(녹차, 블루베리 등 베리류, 레드와인), 코큐텐(고등어), 셀레늄(브라질넛, 해산물)이다.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과도한 설탕, 산화된 오래된 기름,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피해야 한다.
올바른 생활 습관은 금연, 금주와 방사선, 자외선, 대기 오염 피하기 등이다. 과도한 운동 시에는 많은 산소가 필요해 더 많은 활성산소가 생긴다.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일본 선수들의 평균 수명이 일반인보다 짧다는 통계가 나왔다. 스트레스도 활성산소를 증가시킨다. 명상, 요가, 선(종교) 생활이 도움이 된다. 오십을 넘으면 소식을 하는 것이 좋다. 과식은 활성산소 과다 배출이 뒤따른다. 수명이 2년인 쥐에게 먹고 싶은 대로 먹인 그룹과 먹이의 반만 준 두 그룹을 조사한 결과, 먹고 싶은 대로 먹인 쥐는 1.5년을, 적게 준 쥐는 3년을 산 실험이 있다.
김용언 전문의·의학박사·세민에스재활요양병원 진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