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UAM 실증지 선정…울산, 하늘길 선도 도시로 도약
울산이 총 사업비 4300억원 규모의 도심항공교통(K-UAM) 국가연구개발(R&D) 실증사업의 통합실증지로 최종 선정됐다. 국토부가 내년 말까지 추진중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개발사업’(1007억원)에 이어 울산이 UAM 산업의 최적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성과다. 이로써 울산은 전통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번 사업은 AI 기반 항행·교통관리, 버티포트 운용·지원, 안전인증·실증 등 세 축을 중심으로, 도심항공교통 전반의 운용 생태계를 실제 도시 환경 속에서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국책 프로젝트다. 국토부와 기상청을 비롯해 ‘UAM 팀코리아’와 220여 산·학·연 기관이 참여해, 국가 모빌리티 산업 전환의 시험장으로 울산을 선택한 셈이다.
울산이 얻을 가장 큰 기회는 기술과 산업의 집적화다. 버티포트와 지상지원 시스템, 저고도 기상관측과 항로관제, 디지털 트윈 기반 교통관리까지 포괄하는 인프라를 갖춤으로써, 산업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조선·자동차·에너지에 편중된 기존 산업 구조를 미래 교통산업으로 확장하는 기회가 된다. 나아가 UAM 실증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 검증 능력을 인정받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실증이 진행될 울주군 길천 일원은 외곽 지역이지만,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 도심과 생활권을 오가는 항로가 불가피하다. 소음·안전·프라이버시 등 주민 우려 해소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한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낼 규제 개선과 행정적 유연성이 필요하다. 기술 실증이 곧 산업 성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항공기 자체 개발 외에도 교통 데이터 통합, 기상 예측, 인력 양성 등 복합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 교육과 훈련까지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 조성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선도도시라는 목표는 공허해질 수 있다.
국토부는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K-UAM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이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쌓을 경험과 데이터는 지역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국가 전체의 모빌리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울산은 ‘산업수도’에서 ‘하늘길 교통혁신 도시’로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에 서 있다. 시는 버티포트 입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확보, 규제 개선 등 당면 과제를 꼼꼼히 풀어가며, UAM이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도록 주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