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정 연수
교사에게 방학은 성장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특히나 교육 경력 4년 차 때 1정 연수를 통해 그동안의 수업을 돌아보고 발전할 수 있는 연수를 받게 된다. 필자 역시 올해 공주대학교로 100시간의 연수를 듣기 위해 출장을 왔다. 연수는 크게 교양 파트와 전공 파트로 나눠져 있다. 교양 파트에서는 교과와 상관없이 두루 익혀야 할 소양에 관한 강연을 수강하게 된다. 이낙준 작가와 김경일 교수의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 이낙준 작가는 본인이 의대에 진학해 어떻게 웹소설을 창작하게 됐는지 스토리텔링을 재밌게 풀어줬다. 중증외상센터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만드신 분이었다. 김경일 교수는 한국인과 유대인이 가지는 특성을 심리학의 관점에서 재미있게 풀어내 줬다. 학생들이 내 수업을 45분 동안 어쩌면 힘겹게 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자아 성찰의 시간도 가졌다.
매너리즘에 빠질 뻔했던 저 경력 교사에게 1정 연수는 효과 있는 처방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학교생활을 성찰해 보았다. 나름대로 학생들을 관찰하고 수업을 구상하고 업무를 처리하며 보냈던 것 같은데, 역시나 보완할 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2학기부터 더 멋진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시간이다. 여름 방학을 거의 다 투자해야 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알찬 연수이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학생들의 정서를 살펴봐야지, 조금 더 수업을 내실 있게 구성해야지 하는 생각이 깊다. 이제 1급 정교사 타이틀을 얻게 되면 부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진다.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요하며 더 이상의 사소한 실수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필자도 학교에서 막내라인을 벗어나 융합인재부의 기획 자리를 맡고 있다. 신규 교사와는 다섯 살 차이가 난다. 진중하지만 무게감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교사로서의 정체성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 같다. 그전까지는 학교에 적응하며 교사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은 맞으나 진정 이 직업이 나에게 맞을까?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다. 이번 연수를 통해 깨달았다. 이 길은 나의 길이구나. 힘들고 고되지만 그만큼 보람찬 순간들이 곳곳에 존재하구나. 다시금 느꼈다. 다시 노트북을 켜고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한다. 교사로서의 계획, 인생의 계획 등.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청사진을 그려본다. 많이 남은 것 같지만 분명 빨리 지나갈 것 같으므로 순간순간들을 기록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다시 원고를 작성한다. 여러분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냈나요. 재충전의 시간이 충분히 됐기를. 그리고 2학기도 더 파이팅 있게 보낼 수 있기를.
김영래 대현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