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양대 사업장 노조 임단협 희비

2025-09-17     신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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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둘러싸고 울산의 양대 노조가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며 교섭을 마무리한 반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전면 파업과 고공농성, 경비대 폭력 등의 논란까지 겹치며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15일 전체 조합원 4만2479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자 3만6208명(투표율 85.2%) 중 과반인 52.9%가 찬성해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과 성과금 450%+1580만원, 주식 30주 지급,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제공 등이 담겼다. 또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 명절 지원금과 여름휴가비, 연구능률 향상수당 등을 포함하는 방안이 새롭게 반영됐다.

이번 합의로 현대차 노사는 부분 파업 이후 조기 생산 정상화와 미래 사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여 있다. 노조가 나흘째 전면 파업을 이어가는 등 노사 관계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노사는 지난 7월18일 도출한 올해 임금협상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두달 가까이 교섭이 지지부진하다. 노사는 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규모와 방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 중이다.

사측은 격려금과 성과급 등 변동급여를 늘리는 방식을, 노조는 기본급 인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노사 대립이 길어져 일반 조합원들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노사 양측을 향한 거친 비판도 노조 홈페이지 등에 올라오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 납기 지연은 물론, 한미 간 대형 협력사업인 ‘마스가 프로젝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현대차 임단협 타결과 관련해 김두겸 울산시장은 “힘든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이뤄낸 임단협 타결에 대해 120만 울산 시민 모두의 마음을 담아 노측과 사측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울산시도 든든한 동반자로서 함께 협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박천동 북구청장도 “현대자동차와 협력사가 미래차 생산공장 재편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부품업체와 상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가 긴밀히 소통하며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