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산고속道 신설 여론전 돌입

2025-09-17     석현주 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울산과 경북 경산을 직접 연결하는 고속도로 신설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대미 고율 관세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자동차 업계가 활로를 찾는 차원에서 이번 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을 전략적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는 ‘영남권 물류 혁신을 위한 울산~경산 고속도로 신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울산지역구 김기현·박성민·서범수 의원을 비롯해 경산 조지연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경상북도·경산시·울산시가 공동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울산 언양 분기점과 경산 분기점을 직접 연결하는 약 45㎞ 구간 신설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총 사업비는 약 3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사업은 이미 대통령 선거 당시 여야 주요 공약으로 채택될 만큼 중요성이 인정돼왔다.

울산 미포·온산 국가산단 등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물동량이 수도권·중부권·대경권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심 혼잡과 물류비 부담이 커지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울산의 연간 화물물동량 2989만t 가운데 약 20%가 해당 권역으로 향하는 만큼 물류 효율성 제고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자동차 부품업체 2000여곳이 밀집해 대부분 울산 완성차 공장으로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경북 경산시 역시 장거리 운송에 따른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고속도로 신설 요구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한 경산 중장비 업체의 경우 고속도로 개통 시 한달 물류비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물동량 증가 추세 역시 사업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현재 울산~경산 간 물동량은 2023년 95만6000t에서 2035년에는 132만6000t으로 약 3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 도로가 개설될 경우 운송 거리는 22㎞ 단축되고 이동 시간도 20분 이상 절감돼 부품과 완성차 물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결국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울산시는 이번 사업이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과 연계될 경우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사업이 함께 진행되면 울산 미포에서 경산까지 소요 시간이 현재 약 88분에서 58분으로 단축될 수 있다. 현재 언양분기점에서 국가산단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도심 혼잡을 피할수 없는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지하에 터널 고속도로를 건설해 이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3조원이 넘는 막대한 사업비는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경제성 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울산시와 지역 정치권은 국가 균형 발전과 산업 물류 혁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여론을 조성하고 대정부 설득에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해당 사업을 반영하는 것이 관건이다.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은 “이번 고속도로 건설은 단순히 거리를 단축하는 사업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축을 형성할 사업”이라며 “이번 토론회가 울산과 영남권의 새로운 물류지도를 그리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경산 고속도로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이 아니라 영남권 산업 물류 지도를 재편할 전략적 대안”이라며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화 사업과 맞물려 울산의 물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