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유산센터 2028년 완공 속도낸다
2025-09-19 석현주 기자
시는 문화유산센터 건립을 단순히 유물 보존 기능을 확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에게 전시와 체험을 통해 지역 문화유산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복합문화 거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울산박물관은 18일 울산문화유산센터 건축기획 용역을 공고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울산박물관은 2011년 개관 당시 1만2797점이던 소장품이 현재 13만점을 넘어섰다. 불과 10여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2028년에는 15만점을 돌파해 수장 공간이 완전히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울산박물관 내 일부 수장고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1금고(금속류)와 4금고(도토·유리옥석)의 수장률은 100% 이상으로 새로운 유물을 들여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체 수장고의 평균 수장률도 80%를 넘어 포화에 근접했다.
시와 박물관은 “이대로라면 발굴 유물이 보관 공간 부족으로 타 시·도로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울산문화유산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보이는 수장고’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수장고는 외부인의 접근이 제한된 공간으로만 인식됐지만, 이번 센터에서는 투명한 벽면을 통해 관람객이 내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은 개방형 수장고는 유물의 보존 처리 과정을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와 더불어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 이미 국내외 주요 박물관·미술관에서 개방형 수장고를 도입하는 추세에 맞춰 울산도 새로운 흐름에 동참한다.
센터는 중구 다운동 울산다운2 공공주택지구 역사공원 내에 들어선다. 시는 LH가 추진 중인 다운2지구 전시관과 수장고를 통합해 울산문화유산센터를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LH가 다운2지구 공동주택 조성 과정에서 발굴한 청동기시대 유물 777점도 이곳에서 보관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430억원이 투입되며, 부지면적은 약 3만5000㎡, 연면적은 8000㎡ 규모다. 건물은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조성되며, 유물 수장고를 비롯해 상설·기획전시실, 어린이 체험실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시설로 계획됐다.
이 사업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박물관 건립 사전평가를 통과했고,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도 마쳤다. 현재 건축기획 용역 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며, 이후 건축설계 공모와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7년 착공, 2028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이번 센터 건립으로 지역에서 발굴되는 문화유산의 유출을 막고, 장기적으로는 보존·관리 시스템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울산문화유산센터는 유물 보존 기능을 넘어 다양한 문화유산을 시민과 공유하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될 것”이라며 “울산 신도시 성장에 발맞춰 지역 대표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