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안전 기술 도입에도 5년간 하루 평균 13건 ‘산재’

2025-09-22     오상민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장 사고는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민간 건설사에서 발생한 산재만 2만여건에 달했다.

21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대 건설사에서 승인된 산재 건수는 2만94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10명, 부상자는 1만9884명으로, 하루 평균 13건꼴로 근로자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연도별 승인 건수는 △2021년 2890건(사망 45명) △2022년 3633건(사망 55명) △2023년 4862건(사망 37명) △2024년 5863건(사망 4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846건(사망 33명)이 발생해 연말까지 지난해 수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같은 기간 산재 다발 건설사는 대우건설(2514건), 현대건설(1875건), GS건설(1705건), 한화건설(1574건) 순이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대형 건설사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 첨단 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전국 현장 CCTV를 연계한 통합관제시스템(VMS)을 도입해 위험 요소와 안전경영 이행 현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고위험 작업 현장을 집중 감시하는 안전관제센터를 운영한다.

대우건설은 AI 영상 분석을 활용해 안전모·안전벨트 미착용을 사전 감지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은 근로자 체온과 심박수를 측정해 온열질환을 조기 감지하는 스마트밴드, 에어백 방식 안전조끼를 보급했으며, 다수 건설사는 위치추적기·보디캠 등 장비도 현장에 도입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실시간 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GS건설)와 QR코드·앱 기반 작업중지권 발동 시스템도 속속 등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넓은 작업 공간과 다수 인력이 동시에 다양한 공정을 수행하는 건설현장 특성상 첨단 기술만으로 사고를 원천 차단하기는 어렵다”며 한계를 토로하고 있다. 특히 중소·영세 건설사는 비용 부담 탓에 최신 기술 도입조차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민홍철 의원은 “여전히 건설현장 사고가 줄지 않고 있다”며 “사고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방법 마련 등 예방 중심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