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의 시조산책(57)]별 - 민병도

2020-05-20     홍영진 기자

아버지 베옷 입고 하늘 길 떠나시며
내가, 맨발인 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평생의 빈 소주병 부숴 천지사방 뿌리셨네

밤하늘에 제 이름으로 반짝이는 수천수만 별을 바라보며 시인은 아버지를 그린다.

먼 길을 가면서도 자식을 염려하는 그 마음을 부모가 되고서야 깨달았다.

이 땅에 온 모든 생은 소중한 인연으로 만났지만 언젠가는 그 생이 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을. ‘맨발인 내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빛나는 ‘별’을 눈물 어린 유리조각으로 치환시킨 시인의 상상력이라니. 김정수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