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관세의 과반’ 울산 자동차산업 직격탄

2025-09-22     오상민 기자

2분기 우리나라 대미 수출품에 부과된 관세액이 33억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을 비롯한 국내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부품이 전체 관세액의 절반을 넘는 57.5%를 차지해 지역 제조업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2분기 대미 수출 관세액이 3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259억3000만달러), 멕시코(55억2000만달러), 일본(47억8000만달러), 독일(35억7000만달러), 베트남(33억4000만달러)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수치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한 증가액은 32억3000만달러에 달하며, 증가율로는 4614%(47.1배)로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자동차와 부품이 19억달러로 전체 관세액의 57.5%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완성차, 5월 자동차 부품에 각각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한국 수출 타격이 집중됐다. 기계, 전기·전자, 철강, 알루미늄 등이 뒤를 이었지만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의 대미 수출액 328억6000만달러 가운데 관세액이 33억달러에 달해 실효 관세율은 10%로, 중국(39.5%), 일본(12.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2분기 수출액 세계 8위임을 감안하면 규모 대비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관세 부담은 명목상 수입자가 지지만 실제로는 수출·수입기업, 소비자 간에 분담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기준 수입기업이 64%, 수출기업이 14%, 소비자가 22%를 부담했으나, 10월 이후에는 수출기업 부담이 25%(소비자 6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수출기업이 직접 부담할 몫이 커질 수밖에 없어, 국내 생산거점인 울산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상의는 우리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자동차 관세율을 조속히 15%로 낮추고, 반도체·의약품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품목에 대해서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생산량에 따라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제조AI 지원 등 경쟁력 강화책과 함께 기업 부담을 키우는 입법 논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동차 산업 비중이 큰 한국은 15% 상호관세 중 수출기업이 4분의 1을 부담한다고 가정할 경우 대미 수출의 3.75%가 관세로 빠져나간다”며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평균 5.6%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충격이 크다. 기업 경쟁력을 지키는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