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황초 인근 강변 산책로·자전거길 재배치 ‘혼선’

2025-09-23     주하연 기자
울산 중구 동천강변 산책로와 동천서자전거길이 최근 재배치되면서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섞여 주민들 사이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찾은 중구 내황초등학교 인근 동천강변. 산책로와 자전거길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형형색색의 라이딩복과 헬멧을 갖춘 동호인들이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속도를 올렸고, 그 옆으로는 가볍게 조깅을 즐기거나 산책하는 주민들이 지나갔다. 바람을 쐬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나온 시민까지 더해져 평일임에도 강변은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활기 속에 불안감도 감돌았다. 최근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맞바뀌었지만 이를 알지 못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들이 뒤섞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기 때문이다.

일부 자전거는 여전히 산책로를 달렸고, 반대로 새로 조성된 자전거길을 산책로로 착각해 걷는 주민도 적지 않았다. 좁은 구간에서 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가자 보행자가 급히 몸을 피했고, 산책 중이던 주민과 마주친 자전거가 급정거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현장에는 ‘자전거도로 변경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앞을 자전거들이 주차하듯 막고 있어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산책 중이던 박정숙(67·반구동) 씨는 “운동 삼아 종종 나오는데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혼동돼 위험할 때가 많다”며 “공사로 바뀌었다는데 눈에 띄는 표식이 없어 헷갈린다. 얼른 정리돼서 서로 안전하게 다니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동천강변 구간의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재배치해 보행자의 안전을 높이고, 내황초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학생들이 우회하지 않고 자전거길을 따라 등교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초 공사는 이달 18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로 일정이 늦어졌다. 현재 준공 목표는 다음 달 13일이며, 자전거 진입 차단시설과 유도선 설치 등 마무리 작업이 남아 있다.

중구 관계자는 “오랜 시간 주민들이 기존 방식대로 이용하다가 이제 막 동선을 바꾼 상황이라 혼동이 생기요 있다”며 “자전거 진입 차단시설과 안내 유도선이 완비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주민들께서도 안전을 위해 조금만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