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국인 고용, 동·북구 늘고 남·중구 줄어
울산 지역 외국인 고용 구조가 뚜렷하게 산업별 특성을 보이고 있다. 조선업체가 밀집한 동구와 자동차 부품업계가 자리한 북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종사자가 꾸준히 늘어난 반면, 서비스업 비중이 큰 남구·중구는 감소세를 보였다.
23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동남권 외국인의 현황 및 특성’에 따르면, 2024년 울산의 외국인 인구는 3만4168명으로 2015년보다 1691명(5.2%)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울주군이 1만1318명으로 가장 많았고, 동구 1만630명, 남구 6082명, 북구 3414명, 중구 2724명 순이었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9483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6263명), 중국(2430명), 스리랑카(2272명), 인도네시아(1554명) 순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을 보면 동구가 두드러졌다. 2015년 대비 51.1% 늘어나면서 조선업 현장 인력 수요가 반영됐다. 북구 역시 자동차 부품·금속 가공업체 밀집 지역 특성을 바탕으로 10.2% 증가했다. 반면 남구(-19.7%), 중구(-18.2%), 울주군(-1.1%)은 외국인 수가 줄었다.
산업별 취업 구조에서도 제조업 의존도가 뚜렷했다. 2023년 기준 울산 외국인 취업자는 1만7191명으로, 이 가운데 57.1%가 광·제조업에 종사했다. 건설업(14.8%)과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14.1%)이 뒤를 이었다. 이는 조선·자동차 생산현장에서 외국인이 생산직으로 대거 투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평균 소득은 서비스업이 3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과 건설업은 각각 2800만원 수준이었다.
체류 자격별로는 비전문취업(E-9)이 21.1%로 가장 많고, 재외동포(F-4)가 19.1%, 전문인력(E-1~E-7)이 15.1%를 차지했다.
특히 전문인력은 2015년 1175명에서 2024년 5147명으로 338% 급증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조선업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동구의 전문인력은 2015년 대비 무려 1213.4% 늘어난 3638명을 기록해 숙련 인력 수요가 집중됐다. 울주군도 927명으로 363% 증가했다. 정부가 2022년부터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E-7 비자 쿼터를 폐지하고 발급 절차를 간소화한 정책적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부산·경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부산은 유학생 비중이 높지만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외국인 노동력이 두드러지고, 경남은 2023년 외국인 취업자의 67.4%가 광·제조업에 집중돼 있다. 부울경 전체적으로 제조업 중심 구조 속에서 전문인력 확대와 단순방문취업(H-2) 급감이라는 공통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 업계에서는 “울부경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외국인 고용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숙련 인력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내국인과의 고용 구조 조정, 정주 여건 개선, 지역사회 통합 방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