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S도 데이터센터…울산발 ‘AI 실크로드’ 열리나

2025-09-24     경상일보

전통 제조업 도시 울산이 대한민국 AI(인공지능) 고속도로의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SK·아마존웹서비스(AWS)의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울산에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을 타진 중이다. 안정적인 전력망과 냉각수 확보, AI 산업 데이터 활용 기반과 실증 입지, 그리고 울산시의 친기업 행정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투자를 견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국 지사 측은 23일 울산시를 방문해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현재 데이터센터를 운영중인 부산 강서구에 이어 울산을 새로운 투자처로 낙점한 것이다. 투자 규모는 수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허브로 키우려는 MS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한다.

MS의 울산 투자가 확정될 경우, 울산은 아마존·SK에 이어 MS까지 세계적인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게 된다. 앞서 아마존웹서비스는 SK그룹과 함께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울산 7조원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로, 향후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허브로 도약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울산을 데이터센터 적지로 낙점한 핵심 이유는 바로 안정적인 전력망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소모하는 시설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필수적이다. 울산은 대규모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원자력과 LNG 열병합발전소, 수소발전소, 그리고 향후 예정된 해상풍력 등 탄탄한 전력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 여기에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구로 최종 확정되면 전력 다소비 기업들은 더욱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기 요금으로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핵심 제조업에서 쌓아온 방대한 AI 산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AI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며 성능을 검증하는 최적의 실증 입지라는 강력한 강점을 갖고 있다. 울산시의 기업 친화적 환경 조성도 빅테크 기업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울산시는 지역 강점을 바탕으로 ‘AI 수도’ 도약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울산형 제조 AI 혁신 허브 조성, AI 특구 및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AI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울산발 ‘AI 실크로드’가 개통되기 직전이다. 울산의 AI 전략이 지속가능하려면 강력한 전력망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 등 전반적인 과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