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철 칼럼]AI 인재-AI 수도 울산의 필수 요소

2025-09-24     경상일보

지난 8월29일 울산시는 SK와 미포 국가산업단지에서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이 기공식에서 시는 ‘AI 수도’ 선포식과 함께 울산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이후 울산시는 전국 최초로 AI 수도로의 혁신을 이끌 10명의 인공지능 혁신관을 임명했고, 지난 16일 ‘공업축제 추진상황 최종보고회’를 통해 10월 개최될 울산공업축제에서 ‘AI 수도 울산’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발표했다.

여러 지자체들이 인공지능의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비교적 후발주자로 평가되던 울산시가 AI 데이터센터 유치, 대통령 방문 등을 계기로 AI 수도를 선언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탁월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울산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유치에 필수적인 안정적인 전력공급, 대규모 산업단지 등을 포함한 경쟁력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AI 기술을 통한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다양한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위치하고 있다. 울산 산업의 AI 전환은 지자체 차원이 아닌 대한민국 국가 산업 경쟁력의 문제이다.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수도에서 AI 수도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가지 필수적인 요소들이 있겠지만, AI 인재 확보가 그 핵심에 있다. 예전 학교 산학협력단장으로 지역의 중소기업 대표님들과 만났을 때 흔히 듣던 어려움 중 하나가 울산에서는 고급 IT 인력확보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AI 수도를 표방한 울산은 젊은 AI 인재들을 유입시킬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유니스트는 AI 인재양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주요 인공지능 인력양성사업에 선정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인공지능대학원이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부터 인공지능 핵심인력양성을 위해 전국 10개 대학을 선정해 인공지능대학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대학원을 운영하는 대학들로는 수도권 6개(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성균관대)가 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 지스트가 인공지능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모두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이다.

유니스트도 2020년 선정돼 부울경 지역에서 유일하게 인공지능대학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 관련 50여명의 젊은 교수진들과 약 200명의 대학원생들이 울산에서 연구와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미 108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동남권 인공지능 인력양성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올 6월 4대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AI 융합 분야의 첨단전략 연구를 이끌 ‘이노코어(InnoCORE) 연구단’을 선정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박사급 연구원 400명 채용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경쟁력 있는 급여와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연구비 지원을 통해 인공지능분야 박사급 신진 인력을 국내로 유입하기 위한 사업으로 유니스트도 올해 100명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60여명의 박사연구인력 채용해 본격적인 AI 융합연구를 시작하고 있다. 이 사업은 향후 대학, 연구소들과의 협력을 통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스트는 젊은 AI 신진 인력양성 뿐만 아니라 지역의 필요에 부응하기 위해 2021년부터 AI 전환에 관심있는 기업과 기관들의 재직자들을 교육하는 노바투스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지역에서 200여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장데이터를 활용한 프로젝트 기반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비학위과정인 노바투스 아카데미를 운영한 노하우를 확장해 이번 학기부터 학위과정인 노바투스 대학원을 개원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교육, 프로젝트 수행, 전문 분야 교육 등 실무중심의 교육프로그램 등 지역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울산으로 모여든 우수한 AI 인재들이 일시적으로 교육을 받기 위해 머물다 가지 않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머물면서 활동을 하기 위한 일자리, 정주여건, AI 산업 육성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와 계획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배성철 UNIST 교학부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