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1위 울산, 정신응급까지 ‘병상대란’
울산시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의료·소방·행정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정신응급환자 대응 체계와 관련한 심층 발표가 공유되면서 응급실 내 장기 체류와 병상 부족 문제 등 지역 현안으로 꼽혀온 과제를 풀기 위한 실질적 논의가 이뤄졌다.
시는 23일 롯데호텔 샤롯데룸에서 ‘2025년 울산 응급의료 학술토론회 유-이엠(U-EM·Ulsan-Emergency Medical)’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울산대학교병원, 울산병원, 울산소방본부 등 21개 기관에서 80여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이날 전진용 울산대학교병원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장은 ‘지역 내 정신응급환자 대응을 위한 권역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2024년 기준 울산의 10만명당 자살률은 32.7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3위, 7개 특·광역시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특히 전 센터장은 정신과적 응급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초기 대응과 집중 치료가 필수지만, 내·외상 등 신체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울산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정신응급추정군 환자는 843명이며, 이 중 505명이 단기관찰병상을 이용했다. 2024년에는 741명 가운데 657명이 단기관찰병상을 사용했다.
단기관찰병상 가동률은 2023년 117.5%, 2024년 110.1%로 이미 100%를 초과했다. 올해도 8월 기준 이용 환자 수가 501명에 달하며 가동률은 107.6%로 집계됐다.
문제는 병상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센터가 보유한 단기관찰병상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증이 아닌 환자라도 소방이 몇시간 동안 다른 병원을 찾지 못하면 결국 센터에서 수용하고 있다..
전 센터장은 “심각하지 않은 외상이나 음독 환자도 현실적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병상 확대와 지역 내 수용능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자살 시도의 수단이 고도화하면서 응급실 차원 대응을 넘어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응급의료와 정신의료의 동시 대응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신응급은 단일 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소방·경찰·보건·정신건강복지센터가 함께 얽힌 복합 대응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