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도 울산에 AI데이터센터 타진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울산에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정적인 전력망과 풍부한 용수, 신속한 인허가 시스템이 울산을 세계적 기업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AI 데이터 허브로 끌어올리고 있다.
23일 MS 한국지사 관계자들이 울산시를 방문해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한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 과정에서 논의된 투자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이는 이미 추진 중인 AWS·SK그룹의 AI 전용 데이터센터와 맞먹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센터 입지는 전력 수급이 원활한 산업단지와 용수 공급이 용이한 해안가 일대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는 MS가 울산을 눈여겨본 가장 큰 이유가 ‘안정적인 전력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전력 구매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통한 친환경 전력 공급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울산은 바다와 맞닿은 지리적 특성상 냉각용 용수 확보에 유리하다.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서버 운영 과정에서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는데, 해수 등 안정적 용수 자원이 냉각 효율을 높여 시설 운영에 최적 조건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MS가 울산을 주목한 이유는 ‘신속한 행정 대응’이다.
AI 산업은 기술 변화와 수요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인허가 절차의 속도와 유연성이 사업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울산시는 이미 통상 3년 걸리는 삼성SDI 양극재·배터리 공장 인허가 절차를 불과 6개월 만에 완료한 전례가 있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신공장도 2년 이상 걸릴 수 있는 절차를 10개월 만에 마무리한 바 있다. 이러한 성과가 글로벌 기업들로 하여금 울산에 대한 신뢰를 쌓게 한 것이다.
MS와 울산시는 데이터센터 건립과 함께 지역 대학 및 교육기관과 연계한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개발도 논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인재가 클라우드·AI·데이터센터 운영 실무를 직접 체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시는 데이터센터 건립의 핵심 요소인 전력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등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건립 과정에서 보안과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MS는 부산 강서구에 두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며, AI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울산시와의 협의는 MS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허브로 키우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다음달 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참석할 예정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