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비용 두고 전통시장-대형마트 저울질

2025-09-25     오상민 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상반된 흐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분기점에 섰다. 전통시장은 채소류 가격 안정과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겹치며 체감 물가 부담이 크게 줄어든 반면, 혜택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비용 압박이 커졌다. 다만 마트에서는 대규모 할인행사와 카드 혜택이 제공되는 만큼 실제 구매단계에서 조사 수치만큼의 부담은 아니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저울질이 불가피하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울산 지역 채소류는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대파 1㎏은 전일 기준 2455원으로 전년 대비 16.3% 평년 대비 22.3% 낮았다. 애호박 역시 1790원으로 전년보다 29.3% 평년보다 13.8% 떨어져 소비자 부담을 덜었다. 최근 일주일 사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년·평년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다.

반면 배(10개)는 3만3350원으로 전년보다 6.4% 비싸졌다. 불과 9월 초순까지만 해도 2만원대였던 가격이 추석 직전 3만원대 초반까지 오르며 차례상 비용 상승을 주도했다.

축산물은 보합세를 보였다. 한우 설도(1등급)는 지역 평균이 100g당 4598원으로 전국 평균(4622원)과 비슷했다. 돼지 삼겹살(100g)도 울산 평균 2743원으로 전국 평균(2764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채소는 하락, 일부 과일은 급등, 축산물은 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체 차례상 비용은 시장과 마트에서 엇갈리고 있다.

한국물가협회에 의하면, 올해 울산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28만4140원으로 지난해(30만2850원)보다 약 1만9000원 줄었다. 반대로 대형마트는 36만8260원으로 지난해(35만3060원)보다 1만5000원 늘었다. 시장과 마트 간 가격 역전 현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무엇보다 명절을 앞두고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기간이 겹치면서 전통시장과 중소형 점포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통시장은 채소 가격 하락에 쿠폰 혜택까지 더해져 지난해보다 차례상 비용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쿠폰 사용이 불가한 대신 자체 할인행사와 카드사 제휴 프로모션 등을 내세워 고객 붙잡기에 나서고 있다. 조사 수치로는 마트 물가가 높게 나타났지만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할인과 적립을 적용하면 체감 가격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이번 추석 밥상은 소비자가 시장 중심의 쿠폰 혜택과 저렴한 채소 가격을 택할지 마트의 편의성과 대규모 할인행사를 선택할지가 관건인 셈이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 정책이 전통시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시장이 상대적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대형마트의 공세도 만만치 않아 소비자들의 최종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급하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관련, 전날 기준 울산은 전체 대상자 96만8629명 중 26만3355명(27.19%)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