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세폭탄 직격탄 울산 경제…18분기 만에 ‘역성장 쇼크’

2025-09-29     경상일보

울산 경제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1년 1분기 플러스로 전환된 뒤 18분기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전쟁 등 대외 통상·교역 환경 악화로 인한 제조업 수출의 부진, 건설업과 소비의 동반 추락이 만들어낸 트리플 부진의 함정에 울산 경제가 깊숙이 빠져드는 모양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울산의 실질 GRDP 성장률(잠정)은 -1.0%로 뒷걸음질쳤다. 울산 경제의 핵심축인 제조업(-0.9%)이 흔들리고, 건설업 부진세(-6.3%)도 이어졌다. 서비스업(1.2%)은 소폭 플러스 성장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부진했다.

울산 경제는 성장 둔화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울산 경제는 팬데믹 당시인 2021년 2분기 13.7%라는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2분기(6.0%)로 잠시 반등하는 듯 하다가 올해 1분기 1%대로 추락했고, 급기야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는 울산 경제의 내구력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산업별 성장 추이를 보면 단순한 침체가 아닌 총체적 위기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8.0%)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분기 1.7%로 추락하더니 2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울산의 엔진이 멈췄음을 의미한다. 관세폭탄을 맞은 자동차와 석유제품 수출 부진이 결정타를 날렸다.

건설업도 끝없이 추락중이다. 건설업은 2분기까지 3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서비스업도 지난해 1분기(5.7%)로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내수 불황이 깊어지면서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업, 문화·기타 관련 업종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제조업 위기가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이는 다시 서비스업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힌 것이다.

울산은 지금 ‘구조적 위기‘라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위기의 원인은 명확하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에 편중된 산업구조 다변화 지체, 서비스업 경쟁력 부족, 산업의 고부가가치 전환 실패라는 복합적인 병목 현상이 장기 저성장을 초래하고 있다. 하반기 조선을 제외한 주력산업의 수출 기상도는 ‘흐림’으로 예보되고 있다. 고장 난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해야 한다. 이 위기에 맞서 강력하고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울산 경제의 미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