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원 화재 후 첫 평일, 행정센터·우체국 등 업무 다소 지연…큰 혼란 없어

2025-09-30     주하연 기자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첫 평일인 29일, 울산 곳곳의 민원 현장은 긴 줄이 늘어섰지만 큰 혼란 없이 운영됐다. 무인발급기나 일부 물류 시스템 등이 중단됐지만 창구 업무와 금융 서비스가 정상화되면서 주민들은 불편 속에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9일 오전 9시 찾은 울주군 범서읍 행정복지센터. 민원실 안에는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대기 중이었다. 생활 민원을 처리하려는 이들이 주말 사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소식을 접하고 서둘러 찾아온 것이다.

비슷한 시각 남구 무거동 행정복지센터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무인민원발급기가 멈추면서 직원들이 안내문을 붙이고 민원인들을 일일이 안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창구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발급기를 이용하지 못해 모든 서류 발급은 직원 손을 거쳐야 했다.

무거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무인발급기만 중단됐을 뿐 창구에서는 정상적으로 발급이 가능하다”며 “다만 모든 창구가 발급 업무에 투입되다 보니 처리 속도가 평소보다 다소 늦다”고 설명했다.

민원을 보러 온 김모(53)씨는 “등기 서류가 급히 필요해 발급이 안 될까 걱정됐다”며 “아침 일찍 와서 기다리긴 했지만 문제 없이 서류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께 찾은 중구청 민원실은 의외로 차분했다. 오전 9시를 기점으로 대부분의 행정시스템이 정상 복구되면서 여권 및 각종 증명서 발급 등 주요 업무가 지장 없이 이뤄졌다. 직원들은 등본, 건축물대장 등 다양한 증명서를 직접 발급해보며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했다. 다만 온라인 민원 접수 창구인 ‘국민신문고’는 여전히 접속 불가 상태였다.

중구 관계자는 “아침부터 업무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며 “주말 내내 행정망 마비 소식이 크게 보도돼 오히려 오늘은 민원인이 평소보다 적다. 오후부터는 다시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행정기관뿐 아니라 생활과 맞닿은 곳에서도 불편은 이어졌다.

남울산우체국은 금융·일반 우편 서비스는 정상화됐지만 신선식품 접수 불가, 온누리상품권 구매 불가, 알뜰폰 업무 중지 등 안내문을 내걸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과일·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보내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우체국 직원은 “금융 업무는 정상 처리되지만 물류 관련 시스템 일부가 아직 복구되지 않아 신선식품 접수가 어렵다”며 “연휴를 앞두고 찾아오신 분들이 많아 계속 설명을 드리고 있다”고 했다.

울산공항도 모바일 신분증 시스템이 일부 복구돼 이용객들이 다시 모바일 신분증으로 신원 확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낮 12시 기준, 화재로 멈췄던 행정정보시스템 647개 중 62개가 복구됐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정부합동 민원센터(110콜센터), 지역별 민원센터(120콜센터), 민원 전담지원반을 운영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글·사진=하연기자 jooh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