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소비쿠폰 효과 전통시장 “발 디딜 틈 없다”

2025-10-01     오상민 기자
추석 장보기가 본격화되면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평균 20%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앞세워 장을 보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채소·수산·육류를 중심으로 소분 구매 수요가 몰리며 시장 활기가 두드러졌다.

30일 추석을 앞두고 오일장을 맞아 울산 중구 태화종합시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장바구니를 든 시민들이 좁은 골목을 메우고, 손수레를 밀며 흥정을 벌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나물전 앞에서는 고사리와 도라지를 고르는 손길이 분주했고, 생선가게에서는 동태와 북어를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정육점 앞에서는 차례상에 올릴 닭을 정육하는 칼질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고, 상인들의 ‘오늘이 제일 바쁜 날’이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장을 찾은 한 시민도 “송편이나 국거리용 고기는 시장이 훨씬 낫다. 가격도 그렇고 신선도도 믿을 만하다”고 강조했다. 상인들도 “명절에는 젊은 층까지 시장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며 달라진 흐름을 체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전국 37개 전통시장과 37개 대형마트에서 제수용품 27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 평균 29만8766원으로 대형마트 평균 37만3164원보다 7만4000원(19.9%)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채소류가 43.9%, 수산물 31.4%, 육류 24.4% 저렴했다. 세부 품목별로도 고사리(62.9%), 깐도라지(62.1%), 동태포(43.7%), 대추(41.0%), 쇠고기 탕국용 부위(40.4%), 송편(32.3%), 곶감(29.6%) 등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특히 1~2인 가구 손님들이 당근이나 대파를 몇 개씩만 구매하는 등 예전과 달리 ‘소량 구매’가 확실히 보편화된 점이 눈에 띄었다. 추석을 앞둔 지역 전통시장은 가격 경쟁력, 소분 구매 편의성, 지역 상생 효과까지 겹치며 여전히 지역민들의 명절 장보기를 책임지는 현장임을 보여줬다.

권영호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장은 “물가 부담에 장바구니는 다소 줄었지만 전통시장은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명절 때는 여전히 붐빈다”며 “추석을 앞둔 이번 5일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더해졌다. 한국전력공사 울산지사와 울산전력지사는 이날 태화시장에서 직접 구매한 제수용품으로 400만원 상당의 ‘추석 꾸러미’를 마련해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한국전력공사 울산지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팔린 물건이 지역 이웃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지역경제와 복지에 동시에 도움이 된다”며 “민족 최고의 명절을 맞아 지역 취약계층이 따뜻한 추석을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