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행사철, 자원봉사자 ‘노쇼’ 잇따라

2025-10-01     김은정 기자

#울산 울주군에서 열린 한 대회, 행사를 맡은 A업체는 당일 아침 자원봉사자 20여명이 무단 불참하면서 운영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결원은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절반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결국 행사 참가자인 협회원이 직접 안내와 인솔을 맡아야 했다.

#한 복지기관은 최근 주말에 열린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지만 절반 가까이가 불참했다. 공백을 메우기 위해 휴일에 쉬던 직원들이 급히 출근해 아이들을 돌보며 행사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

가을철 지역 곳곳에서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행사 현장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예고 없는 불참, 이른바 ‘노쇼’(no-show)가 빈번하게 발생해 주최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규모 예산으로 치러지는 지역 행사일수록 자원봉사자 한 사람의 공백이 행사 진행에 직결된다.

주최 측은 이를 감안해 최소 필요 인력보다 10~20%를 더 모집해 공백에 대비하고 있지만, 최근 지역 내 자원봉사 인력 풀이 줄어들면서 추가 모집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의 한 행사 업계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관리 기준은 강화되고 있지만 행사 예산은 한정돼 있어 자원봉사자를 늘리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며 “자원봉사자라는 특성상 역할 자체에 한계가 있는데, 당일 불참까지 겹치면 행사 운영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이른 시간이나 외곽 지역에서 진행되는 행사일수록 노쇼가 잦다”며 “전날까지 연락을 주고받던 자원봉사자가 행사 당일 아무 말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사람 사이의 일이니 따로 연락을 한다 해도 괜히 부담을 줄까 싶어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자원봉사자 개인의 책임감 함양과 함께 주최 측의 철저한 준비가 병행돼야만 현장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기 때문에 자원봉사자 운영 관리에도 전담·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모집 이후에도 사전에 업무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참여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실제 참여율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